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중요한 상황서도 들어갈 수 있다"
롯데 자이언츠 윤성빈은 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팀 간 시즌 14차전 홈 맞대결에 구원 등판해 1이닝 동안 투구수 14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윤성빈은 올 시즌 첫 등판에서 LG 트윈스를 상대로 1이닝 동안 무려 9실점(9자책)을 기록하는 아픔을 껶었다. 오랜만에 1군에서 기회를 받았는데, 첫 이닝을 잘 던진 뒤 2회부터 제구에 난조를 겪는 등 최악의 결과를 남겼던 까닭이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150km 후반을 때리는 재능을 보유한 윤성빈을 포기하지 않았고, 2군으로 향하는 '아픈손가락'에게 '숙제'를 내줬다.
바로 불펜으로 보직을 변경해 던져보는 것이었다. 특히 점수 차이가 크지 않거나, 주자 있을 때를 비롯해 투수가 많은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상황에서 경험치를 쌓도록 지시했다. 그리고 윤성빈은 2군에서 최고 159km를 마크하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다시 1군의 부름을 받았고, 지난 1일 키움 히어로즈와 맞대결까지 8경기 연속 무실점을 마크했다.
특히 윤성빈은 지난달 30일 NC 다이노스와 맞대결부터 1일 키움전까지 3연투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전혀 문제가 없음을 보여줬다. 이에 김태형 감독은 5일 경기에 앞서 윤성빈에 대한 질문에 "특히 3연투의 마지막 날에는 더 안정감이 있고, 자신이 있어 보이더라"며 "앞으로 이런 모습이 계속 나온다면, 우선 본인에게 가장 좋다. 그리고 팀에도 좋다"고 활짝 웃었다.


사령탑은 고척 키움전에서도 윤성빈의 활용폭이 넓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는데,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김태형 감독은 "변화구도 적절히 섞어서 던지고 하니, 계속 좋은 모습을 보이면, 중요한 상황에서도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윤성빈은 꽤 타이트한 상황에서 등판 기회를 부여받았다. 0-2로 근소하게 뒤진 8회초. 그리고 완벽한 투구로 이제는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는 언제든지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팬들의 엄청난 환호와 박수 속에서 마운드에 오른 윤성빈은 첫 타자 김도영을 상대로 초구 155km 직구를 꽂아넣으며 이닝을 시작했다. 스트라이크로 판정된 윤성빈의 강속구에 사직구장의 열기는 점점 뜨거워졌고, 윤성빈은 김도영에게 직구만 6개를 고집하며, 힘대힘으로 맞붙어 삼진을 솎아내며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생산했다.
이후 투구도 흠 잡을 데가 없었다. 김도영은 후속타자 최형우를 상대로는 1B-2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이날 최고 구속이었던 157km의 빠른볼을 통해 좌익수 뜬공을 유도했고, 이어 나온 박정우에게는 155km-156km-156km의 직구를 연달아 던지며, 1루수 직선타로 세 번째 아웃카운트를 뽑아내며 이닝을 매듭지었다.
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점수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언제든 흐름이 바뀔 수 있는 상황에서 윤성빈이 등판한 것은 김태형 감독이 앞서 예고했던 대로 등판폭이 넓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그리고 윤성빈은 KIA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어내며, 자신의 강점을 선보였다.

성공 체험을 통해 자신감을 쌓고 있는 윤성빈 스스로도 잘 안다. 자신의 재능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윤성빈은 지난 주말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마이데일리'와 인터뷰 당시 "나도 남들못지 않은 재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봐도 공이 어마무시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시즌 첫 등판 1이닝 9실점은 분명 악몽이었지만, 자신에게 맞는 옷을 찾으면서 꽃을 피워나가고 있는 윤성빈. 이런 모습이 이어진다면, 이제 그에게는 결코 좋지 않은 '아픈손가락'이라는 수식어도 떨어져 나갈 전망이다. 롯데가 최고 159km의 초강속구를 뿌리는 카드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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