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마운자로’ 상륙 초읽기, 유통사 선정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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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자로. /일라이릴리 홈페이지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일라이릴리의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가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유통 파트너 선정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국릴리는 마운자로 프리필드펜 제형을 이르면 8월 중순 국내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며, 현재 복수 유통사와 공급 협의를 진행 중이다.

유통사 후보로는 지오영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국내 최대 의약품 유통사인 지오영은 전국 병·의원 및 약국을 아우르는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신속한 공급과 초기 물량 안정화에 강점을 가진다는 평가다.

지오영 관계자는 "마운자로는 기존 한국릴리와 거래하던 수십여개 유통업체를 통해 병·의원에 공급될 예정으로 알고 있다"며 "당사가 유통사 후보로 언급되는 것은 그중 한 곳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쥴릭파마코리아도 유력한 후보 중 하나로 꼽힌다. 글로벌 제약사인 쥴릭파마는 현재 태국에서 마운자로 유통을 맡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쥴릭파마코리아가 노보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의 총판을 담당하고 있다.

보령도 협의 대상 중 하나로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대사질환 분야에서의 경험과 유통 인프라를 강점으로 보고 있다.

보령 관계자는 "과거 한국릴리 제품을 판매한 이력이 있어 이름이 언급되는 것 같다"며 "마운자로 유통과 관련해 회사 내부에서 들은 바는 없다"고 답했다.

보령과 한국릴리는 지난 2016년 GLP-1 유사체 ‘트루리시티(성분명: 둘라글루타이드)’의 국내 마케팅·영업을 위해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국릴리는 현재 마운자로 출시를 앞두고 약 30명의 마케팅·영업 인력을 새롭게 충원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판매 초기에는 자사 영업조직을 통해 직접 판매하는 구조를 계획하고 있으며, 유통망은 기존 거래하던 40~50개 유통사를 중심으로 병·의원에 공급하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릴리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와 공동 판매에 대해 결정된 바는 없다"며 "환자 중심의 가치를 바탕으로 국내에 안정적으로 치료제를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마운자로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유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성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는 마운자로가 오는 2030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릴 의약품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매출 규모는 약 362억달러(49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마운자로는 세계 처음이자 유일한 GIP(위억제펩타이드)/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이중 작용제로, 제2형 당뇨병과 비만 모두에 효과를 보이는 혁신 치료제다. 주 1회 피하주사로 투여되며, 인슐린 분비 촉진과 민감도 개선, 글루카곤 분비 억제, 위 배출 지연, 식욕 억제를 동시에 유도해 혈당 조절과 체중 감량에 기여한다.

기존 GLP-1 계열과의 가장 큰 차별점은 '이중 작용' 기전이다. GLP-1이 주로 식욕 억제와 포만감 유도에 초점을 둔 반면, GIP는 췌장에서의 인슐린 반응을 높이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데 강점을 지닌다. 두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해 혈당과 체중을 함께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마운자로의 핵심 경쟁력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마운자로를 성인 제2형 당뇨병 환자, 성인 비만(BMI 30 이상), 또는 체중 관련 질환을 동반한 과체중(BMI 27~30) 환자의 체중 관리용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다만 함께 허가받았던 퀵펜(1개월 복용분 펜형 주사제)은 GMP 인증 등 행정 절차 지연으로 아직 출시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1회용 프리필드펜(2.5mg, 5mg) 제형이 우선 공급될 예정이다. 고용량 제형(10mg, 15mg)과 퀵펜은 향후 출시될 계획이다.

임상 결과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릴리에 따르면 3상 임상시험에서 마운자로(10mg 또는 15mg) 투여군은 72주 후 평균 체중 20.2% 감소를 보였다. 비교군인 세마글루티드(1.7mg 또는 2.4mg) 투여군은 13.7% 감소에 그쳤다. 허리둘레 감소 폭도 각각 18.4cm와 13.0cm로 마운자로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우월성을 입증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마운자로는 지난해 인터내셔널 프리 갈리엥 어워드에서 ‘최고의 의약품상(Best Pharmaceutical Product)’을 수상하기도 했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마운자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입증된 치료 효과와 상징성을 갖춘 혁신 신약으로, 국내 유통을 맡는 업체 입장에서도 상당한 매출 기여가 기대되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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