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상상 그 이상이다.
키움 히어로즈는 4일 송성문과의 비FA 다년계약을 발표했다. 금액이 무려 120억원이다. 계약기간은 6년, 심지어 옵션 없는 전액보장이다. 작년 한 해 맹활약했고, 올해까지 이제 2년째 리그 최정상급 활약을 이어가는 선수에게 과도한 계약을 안겼다는 시선이 있다.

그러나 송성문이라면 120억원 계약이 오버페이는 아니다. 구단 내부에선 앞으로 우상향 그래프를 지속적으로 그릴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본래 키움은 FA를 앞둔 덩치 큰 선수를 트레이드로 정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송성문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팀의 오랜 기둥이 될 만하다고 판단했다. 워크에식과 리더십이 빼어나기 때문이다. 실제 타 구단들의 트레이드 제안도 뿌리쳤다.
그런데 어쩌면 송성문과 키움의 이 계약이 3~4개월만에 실제로 이행하지도 못하고 파기될 수도 있다. 송성문과 키움의 이 계약은 2026년부터 2031년까지다. 그런데 빠르면 올 11월이나 12월에 없던 일로 하고 키움 유니폼을 벗을 수도 있다.
송성문이 올 시즌을 마치면 풀타임 7년차로서 한미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로 갈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송성문이 포스팅 절차를 밟고 실제 메이저리그 한 구단과 계약까지 맺을 경우 내부적으로 판단해 허락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본래 포스팅을 통한 메이저리그 계약은 원 소속구단의 동의 없이 성사될 수 없다.
앞서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간 김하성(탬파베이 레이스)과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김혜성(LA 다저스)의 경우 7년차 시즌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키움의 허락을 받아낸 케이스였다. 그러나 송성문은 그렇지 않다. 메이저리그에 대한 관심이 있지만, ‘무조건 메이저리그에 간다’는 입장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3~4개월 이후 이 계약을 파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송성문의 스타일상 정말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갈 마음을 먹었다면 애당초 120억원 계약을 안 받아들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송성문이 120억원 계약서에 사인한 순간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은 접었다고 봐야 한다.
일찌감치 포스팅 얘기가 나왔고, 실제 송성문을 관찰한 메이저리그 극동 스카우트가 많다. 그러나 이정후와 김혜성만큼 관심도가 높지는 않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포스팅 절차를 밟더라도 김혜성보다 좋은 계약을 따낼 것인지 불투명하다는 게 중론이다. 어쨌든 작년부터 잘 한 선수다. 애버리지가 아직 확실하지 않다.
이런 측면에서 키움이 샐러리캡 하한선 도입 가능성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업계의 반응도 꾸준히 나온다. 구단은 송성문의 포스팅 꿈을 꺾지 않고 계약 파기까지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그럴 가능성은 낮다. 그렇다면 조만간 도입될 가능성이 있는 샐러리캡 하한선 도입을 의식한 대형 계약이란 시선이 맞아떨어진다. 키움은 최근 수년간 팀 페이롤 최하위권이다.

그러나 구단은 공식적으로 이번 계약은 샐러리캡 하한선 도입 가능성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아직 제도 도입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는 걸 감안할 때 이 또한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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