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영리하게 접근하고 있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첫 1경기 4안타를 뽑았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그의 타구 방향에 집중했다.
이정후는 4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에 위치한 시티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7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석 4타수 4안타 1볼넷 2득점을 기록했다.
커리어 첫 1경기 4안타다. 3안타 경기는 작년 1번, 올해 7번, 총 8번 있었다. 계속해서 4안타의 문을 두드렸지만 고배를 마셨다. 이날 마침내 한계를 넘어선 것.
시즌 성적도 대폭 끌어올렸다. 이정후는 106경기에 출전해 399타수 103안타 6홈런 8도루 44타점 타율 0.258 OPS 0.733을 적어냈다. 전날보다 타율(0.251)과 OPS(0.717) 모두 큰 폭으로 상승했다. 또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처음으로 시즌 100안타 고지를 넘어섰다.

시작부터 범상치 않았다. 3회 선두타자로 등장한 이정후는 상대 선발 프랭키 몬타스의 2구 한가운데 직구를 받아쳐 2-유간을 꿰뚫는 안타를 뽑았다. 패트릭 베일리 타석에서 2루를 훔쳤고, 유격수 프란시스코 린도어의 실책으로 3루에 안착했다. 베일리의 안타로 득점을 올렸다.
두 번째 타석도 깔끔했다. 4회 1사 1루에서 이정후는 몸쪽 높은 커터를 타격, 2루수 옆을 지나가는 안타를 쳤다. 이번에도 후속타가 나와 득점을 기록했다.
세 번째 타석은 절묘했다. 6회에도 선두타자로 등장한 이정후는 6구 한가운데 스위퍼를 공략,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생산했다.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다.
8회 주자 없는 2사 네 번째 타석은 볼넷으로 쉬어갔다.
다섯 번째 타석에서 4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팀이 12-2로 앞선 9회초 주자 없는 2사. 승기가 넘어가자 메츠는 '야수' 루이스 토렌스를 마운드에 올렸다. 이정후는 토렌스의 3구 직구를 때려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만들었다. 베일리가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되어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뒤 미국 매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시즌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샌프란시스코의 와일드카드 희망을 위한 최선의 카드들이 살아나기 시작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라면서 "이정후는 올 시즌 많은 시간 동안 존재감이 미미했지만, 일요일(4일)에는 4안타 외에도 볼넷과 도루, 2득점을 추가했다. 이번 주말 3경기에서 12타수 7안타, 10차례 출루를 기록하며 타격감이 살아나는 흐름이다"라고 했다.
밥 멜빈 감독은 "지금 그가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찾으려 하고 있는 것 같다. 시즌 초반에는 공을 강하게 때려내기도 했고, 최근에는 그런 방향에서 조금 벗어나려는 것 같다. 요즘은 반대 방향으로 공을 보내는 안타가 보이고, 당겨서 장타를 노리기보다는 좀 더 영리하게 접근하고 있다. 아마도 그게 지금은 현명한 전략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멜빈 감독의 말대로 최근 이정후는 밀어서 좋은 타구를 여럿 생산하고 있다. 드디어 바깥쪽 해법을 찾은 모양새다. 이정후의 초반 활약을 본 투수들은 바깥쪽 일변도 승부를 펼쳤다. 이정후는 이를 억지로 잡아당겨 약한 땅볼을 치거나, 볼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곤 했다. 멜빈 감독의 말대로 타구를 밀어치기 시작하면서 타격감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다시 메이저리그에 바람이 분다. 이정후의 활약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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