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저쪽 에이스하고 다 나오는데, 하늘에서 봐주는 것인가.”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은 2일에 이어 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마저 비로 취소되자 위와 같이 말하며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사실 그랬다. 한화는 최근 10경기서 4승1무5패로 보합세다. 더구나 이번 1~3일 KIA 3연전 선발투수 매치업이 좋은 상황이 아니었다.

KIA는 첫날 이의리에 이어 에이스 제임스 네일과 아담 올러가 잇따라 나오는 반면, 한화는 첫날 류현진에 이어 문동주, 마지막 날에는 사실상 팀의 유일한 아킬레스건인 5선발(현재 황준서)이 나가는 날이었다.
올해 문동주가 잘 하고 있지만, 네일은 여전히 KBO리그 최고투수 중 한 명이다. 올러가 아무리 1개월만에 돌아오는 변수가 있다고 해도, 5선발을 내는 한화로선 매치업 무게감이 많이 떨어지는 경기인 건 분명했다.
그런데 마침 광주에 2일 소나기 치고 많은 비가 내렸다. 네일을 절묘하게 피해갔다. 그러면서 문동주를 3일 올러의 맞상대로 붙였다. 그러나 이 경기마저 취소됐다. 한화로선 1일 경기서 좋지 않은 경기력으로 패하면서 2~3일까지 안 좋은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었다. 물론 올해 한화 전력이 전반적으로 탄탄하고, KIA가 의외로 빈틈이 많은 경기력을 선보인다고 해도 확률상 그랬다.
한화로선 이럴 때 4일까지 사흘 연속 쉬면서 팀을 재정비하는 게 나쁘지 않다. 그러면서 선발로테이션을 재정비할 시간을 벌었다. 순번을 바꿔도 되는 상황이다. 김경문 감독의 성향은 예전부터 이런 상황서 로테이션 순번을 특정 팀을 의식해 바꾸길 좋아하지 않았다. 순리대로, 정공법으로 가는 게 맞다는 지론이고, 결과로 충분히 증명한 대표적인 사령탑이다.
김경문 감독에게 3일 경기가 취소된 뒤 선발로테이션에 대해 묻자 양상문 투수코치의 의견을 들어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양상문 코치가 선수들, 트레이닝 파트의 얘기까지 듣고 의견을 낼 것이며, 투수 전문가의 견해를 존중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다. 물론 대략적인 구상은 됐는데 굳이 미리 공개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있었을 듯하다.
김경문 감독은 “깜짝 카드도 한번 나가야 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결국 강력한 ‘폰와류문’이 아닌 5선발 등판일에 황준서나 엄상백이 아닌 투수를 투입해 테스트를 해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동주 등판 순번에서 연이틀 경기가 취소됐으니, 사실 5일 대전 KT 위즈전서 5선발이 나갈 차례이긴 하다.
그러나 5선발 혹은 깜짝 카드가 현실적으로 5일 대전 KT 위즈전에 나갈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반적으로 봐도 5일 경기서 다시 에이스 코디 폰세를 시작으로 ‘폰와류문’을 차례대로 돌릴 가능성이 가장 크다.
한화는 8~10일에 2위 LG 트윈스와 운명의 원정 3연전을 치른다. 이후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 더비’가 될 NC 다이노스까지 잇따라 상대하는 일정이다. KT 3연전을 시작으로 향후 12연전이 꽤 빡빡하고 중요해 보인다.

폰세가 KT, LG, NC를 차례로 상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폰와류문’ 중에서도 가장 확실한 카드가 에이스 폰세다. 한화가 비라는 약간의 행운을 등에 업고 재정비한 뒤 ‘1위 방어전’에 다시 돌입한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