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호관세 15%에 'K-푸드' 기조 꺾이나…식품업계, 다각도 대응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미국과 한국이 상호관세를 15%로 확정하면서 글로벌 K-푸드 열풍 속 국내 식품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내달부터 관세 부담이 가중되면서 업계는 본격적인 대응책 마련에 착수한 모습이다.

이번 상호관세 인하는 한국 정부가 3500억달러(한화 약 487조원) 규모의 미국 내 투자를 약속한 데 따른 조치다. 기본 관세 10%에 국가별 차등 관세 15%를 더한 형태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계 아래 누려왔던 '무관세 호시절'이 사실상 끝난 셈이다. 이에 국내 식품업계는 트럼프 발 '고정 비용'에 전략적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대다수 K-푸드 제품이 국내에서 생산돼 수출되는 구조라는 점이다. 이로 인해 이번 추가 관세는 곧장 현지 소비자가격 상승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농식품 수출은 15억93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1% 증가한 수준이다. 그중 라면 수출액만 12억4800만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에만 2억1500만달러 이상의 라면을 수출하고 있으며 전년 대비 70% 급증했다.

라면업계 중 특히 삼양식품(003230)은 미국 시장에서 가장 큰 매출을 올린 만큼 이번 관세 부담에서 벗어날 수 없다. 삼양식품의 매출 중 해외 비중은 77%에 달한다. 그중 28%는 미국이 차지하고 있다. 심지어 삼양식품의 제품은 전부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기 때문에 직격탄을 맞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삼양식품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미국 법인과 원가 개선, 물류 효율화, 수출 다변화 등 비용 절감 대책을 구상하고 있다. 혹은 수출품 가격 인상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향후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기에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원가, 물류 관련 결정은 현지 시장과도 긴밀하게 조율해야 하는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부 제품군에 대해서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정확히는 어떤 제품이 인상할 것이라고 정해진 바는 없다"고 첨언했다.

반면 미국 내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일부 식품 기업은 상대적으로 관세 부담을 덜 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상(001680)은 '종가 김치'를 앞세워 북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2022년 미국 LA 인근에 종가집 김치 생산공장을 세웠으며, 2024년 현지 식품업체 럭키푸즈를 인수해 현지 생산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

대상 '종가 김치'의 전체 해외 매출에서 미국은 지난해 기준 약 38%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최근 증가 추세를 보이며 미국 현지에서도 김치 소비가 늘고 있다.

이에 대상 관계자는 "현지 생산 비중 확대와 수출선 다변화 등 다양한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며, 현지 주요 유통 채널과의 협의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며 "가격 인상과 관련해서는 현재까지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미국 현지에 생산 체제를 갖춘 CJ제일제당(097950)과 농심(004370)은 이번 관세 여파에 비교적 방어하기 쉬울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CJ제일제당은 2019년 미국 냉동식품 업체 슈완스를 인수해 현지 20개 생산공장을 가동 중이다. 농심도 캘리포니아에 1, 2공장 등을 운영하고 있으므로 관세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한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현지 생산 기반이 없는 중소기업과 소비자에게 미칠 영향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미국에 현지 생산시설을 이미 갖춘 일부 식품 대기업은 다양한 검토 방안이라도 있지만, 중소기업은 단기간에 물류·생산 구조를 바꾸기 힘들 것"이라며 "관세 부담에 지친 중소기업은 결국 최종적으로 가격 인상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도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글로벌 K-푸드 기조가 꾸준하다면 좋겠지만, 현지 제품들과 나란히 경쟁하기에는 불리한 상황"이라며 "기업의 자구책 마련도 필요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정부 차원의 수출 경쟁력 보완 정책도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프라임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美 상호관세 15%에 'K-푸드' 기조 꺾이나…식품업계, 다각도 대응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