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 트러스톤 ‘그린메일’ 의혹 금융당국 진정서 제출

[포인트경제] 태광산업은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시가의 3배에 달하는 고가의 공개매수를 압박하고, 블록딜 공시 전 보유 주식을 대거 매도한 행위에 대해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28일 밝혔다. 태광산업은 트러스톤의 공개매수가 인위적 주가조작과 시장질서 교란에 해당하며, 이사들에게 불법 행위를 종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태광산업에 따르면 트러스톤은 올해 2월과 3월 주주서한을 통해 주요 자산 매각과 함께 주당 200만원에 18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요구했다. 당시 2월 3일 태광산업 주가는 62만 1000원으로, 트러스톤이 제시한 가격은 시가 대비 3.2배에 달했다.

법무법인 검토 결과, 태광산업은 고가 공개매수가 주가를 일시적으로 급등시킨 뒤 급락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고, 시장질서 교란 및 주가조작 혐의로 금융당국 조사와 검찰 수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해 트러스톤의 제안을 거부했다. 또한 공개매수 실시 시 유통 주식수가 감소해 거래량이 줄고, 관리종목 지정 및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도 거부 사유로 제시했다.

태광산업은 트러스톤의 행태를 그린메일의 전형으로 규정했다. 그린메일은 기업 사냥꾼들이 지분을 매집한 뒤 대주주를 압박해 고가에 되팔아 차익을 챙기는 수법이다. 2월 3일 기준 트러스톤의 태광산업 지분은 6만 7669주였으며, 주가가 200만원까지 상승했다면 지분 평가액은 420억원에서 1353억원으로 933억원 증가한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트러스톤이 1000억원에 육박하는 자본이득과 수백억원의 성과보수를 노리고 이사들에게 범죄 행위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인된 자산운용사가 단기 차익을 위해 상장회사 이사회를 협박하는 행태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트러스톤이 블록딜에 앞서 보유 주식을 대거 처분한 점도 문제 삼았다. 트러스톤은 5월 20일부터 6월 11일까지 11일 연속 순매도하며 9023주를 매도했다. 이는 보유 물량의 13.3%에 해당하며, 매도 금액은 85억원에 달한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트러스톤이 2021년부터 주식을 사모은 뒤 장내에서 지속적으로 대량 처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6월 18일 블록딜을 앞두고 주가 하락을 예상해 미리 처분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시세조종과 주가조작 행위가 단 한 차례라도 적발되면 시장에서 영구 퇴출시키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