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지는 공? 모두 실투였다" 0-2 카운트에서 볼을 치다니, 명확한 이유 있었다…이래서 안현민이 '괴물'이다 [MD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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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안현민./수원=김경현 기자KT 위즈 안현민./KT 위즈

[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빠지는 공이었어요? 제가 느끼기에는 다 실투라고 느꼈다"

힘만 좋은 것이 아니라 머리도 좋다. '괴물 타자' 안현민(KT 위즈)의 이야기다. 안현민이 불리한 카운트에서 볼을 때린 이유를 밝혔다.

안현민은 2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삼성과의 홈 경기에서 3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석 4타수 2안타 1타점 1도루를 기록했다.

멀티 히트를 쳤는데 성적이 줄었다. 경기 전까지 안현민은 타율 0.364 OPS 1.139를 적어냈다. 경기가 끝난 뒤 성적은 타율 0.366 OPS 1.135가 됐다. 멀티 히트를 때렸지만, 단타에 그쳤기 때문에 장타율(0.661→0.658)이 감소했다. 출루율(0.478→0.477) 역시 희생플라이가 섞여 소폭 감소했다. 출루율을 계산할 때 희생플라이는 분모에 포함된다. 타격을 통한 출루 의지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

힘으로 안타를 뽑았다. 1회 1사 1루 첫 타석에서 안현민은 볼로 들어온 몸쪽 높은 공을 쳤다. 정타를 만들기 매우 힘든 코스. 실제로 안현민의 타구는 정타가 아니었다. 다른 타자였다면 1루수 뜬공이 됐을 타구. 하지만 안현민은 힘으로 1루수를 넘겨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었다.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다.

3회 두 번째 타석과 6회 세 번째 타석은 각각 우익수 뜬공과 2루수 뜬공을 쳤다.

KT 위즈 안현민./KT 위즈

원태인이 내려가자 다시 안타 생산을 재개했다. 8회 주자 없는 1사에서 바뀐 투수 오른손 이승현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쳤다. 장성우 타석에서 2루도 훔쳤다. 시즌 6호 도루. 이번에도 후속타는 나오지 않았다.

팀은 패색이 짙었다. 고영표는 7이닝 1실점 호투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강철 감독은 필승조를 투입하며 필승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8회 손동현, 9회 박영현이 각각 1점을 헌납했다. 3-0으로 9회말을 시작했다.

삼성 마무리 이호성이 흔들렸다. 주자 없는 1사에서 안치영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대타 조대현 타석에서 이호성이 공을 흘렸다. 명백한 보크. 안치영은 득점권에 들어갔고, 조대현이 1타점 적시타를 쳤다. 멜 로하스 주니어의 볼넷과 권동진의 안타로 1사 만루가 됐다. 강백호가 밀어내기 볼넷으로 한 점을 보탰다.

가장 중요한 순간 타점을 뽑았다. 팀이 2-3으로 뒤진 9회말 1사 만루, 안현민이 타석에 섰다. 베테랑 투수 김태훈이 마운드에 올랐다. 0-2 카운트로 몰린 상황, 김태훈은 빠지는 포크볼을 구사했다. 그런데 안현민이 이를 때려 큼지막한 타구를 생산했다. 중견수 홍현빈이 타구를 잡았지만, 홈으로 송구하기엔 거리가 길었다. 3루 주자 로하스가 가볍게 홈인, 경기는 3-3 원점이 됐다. 타구가 잡힌 것을 확인한 안현민은 머리를 감싸 쥐며 아쉬워했다.

끝내기의 마중물이 됐다. 이어진 2사 1, 2루에서 장성우가 볼넷을 골랐다. 2사 만루. 다시 허경민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밀어내기 타점을 기록, 경기를 끝냈다. 허경민의 커리어 첫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

KT 위즈 안현민./KT 위즈

경기 종료 후 취재진을 만난 안현민은 "그냥 쳐야지 생각했다. 긴장감이 많이 드는 상황이었는데, 삼진만 먹지 말자고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동점 희생플라이인데도 아쉬움을 크게 표출했다. 안현민은 "너무 잘 맞았다. 제가 볼 때는, 저희가 끝내게 돼서 당연히 좋지만, 일단 끝낼 수 있을 때 끝내는 게 당연히 맞다"고 밝혔다.

9회말 KT 선수단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타석에 섰을까. 안현민은 "크게 어떻게 해보자는 느낌보단 한 명씩 나가자는 느낌을 갖고 있었다. 상대 마무리 투수가 흔들리는 상황을 스스로 만들게 돼서 좋은 기회가 왔다"고 돌아봤다.

바깥으로 빠지는 포크볼을 때려 동점 희생플라이를 뽑았다. 안현민은 "빠지는 공이었어요?"라고 반문하더니 "초구가 스위퍼였고, 2구가 포크볼, 3구가 포크볼이었다. 제가 느끼기에는 1~3구가 모두 실투라고 느꼈다. 외야플라이를 치면 되는 상황에서 높게 뜬 포크볼이 나와서 스트라이크든 뭐든 실투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마지막 타석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실제로 김태훈은 스위퍼-포크볼-포크볼을 던졌다. 2스트라이크에 몰렸어도 앞선 2구는 모두 가운데에 형성됐다. 마지막 3구도 바깥으로 빠지긴 했지만, 높이는 어정쩡했다. 외야 뜬공만 나와도 동점인 만큼 안현민은 '실투'로 봤다는 것.

KT 위즈 안현민./KT 위즈

득점권 타율이 무려 0.348이다. 안현민은 "오늘 같이 저희가 지고 있는 클러치 상황이면 당연히 긴장이 된다. 그런데 게임 중에는 클러치 상황이 오길 바라고 있다"라면서 "주자가 2, 3루에 있는 상황에서는 타석에 들어가는 집중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클러치 상황에서 집중하다 보니 성적이 크게 쳐지지 않는 것 같다"고 답했다.

신인왕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안현민은 "당연히 하고 싶다. 하고 싶은데 모르겠다. 일단 송승기 선수가 잘하고 있다. 한 10경기 남았을 때 그때 다시 생각해 보는 게 좋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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