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에 빠진 기분이었는데" 깨어나기 시작한 방망이…'2타점 결승타' 문성주도 '우주의 기운' 느끼기 시작했다 [MD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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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문성주./잠실 = 박승환 기자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출구가 안 보이는 늪에 빠진 기분이었는데…"

LG 트윈스 문성주는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9차전 원정 맞대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팀의 5연승을 이끌었다.

이날 문성주는 경기 시작부터 방망이가 존재감을 드러냈다. 0-0으로 맞선 1회초 무사 1루에서 두산 선발 콜 어빈을 상대로 중견수 방면에 안타를 뽑아내며 팀에 득점권 찬스를 안겼다. 그리고 여기서 LG는 김현수가 땅볼로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이후 문성주는 추가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는데, 경기 막판 '해결사'로 등장했다.

문성주는 4-4로 팽팽하게 맞선 9회초 2사 만루 찬스에서 두산의 바뀐 투수 박치국을 상대로 4구째를 잡아당겼고, 천금같은 2타점 적시타를 폭발시켰다. 지난 24일 KIA 타이거즈와 맞대결에서도 만루 찬스에서 중요한 한 방을 때려냈던 문성주의 방망이가 이틀 연속 힘을 내는 순간. 이에 LG는 9회말 마무리 유영찬이 한 점을 내줬으나, 1점차의 근소한 리드를 지켜내며 6-5로 재역전승을 거두며 파죽의 5연승을 내달렸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문성주는 "타구가 너무 잘 맞았는데, 치고 나서 캐치를 못했다. '어디로 갔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뒤에서 너무 잘 맞았기 때문에 타구가 내야를 빠져나간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동점 상황이었기 때문에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려고 생각했던 것이 잘 맞아떨어졌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날 선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일찍 무너지는 등 시종일관 어려운 경기를 거듭했던 LG. 어느 순간에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을까. 문성주는 "우리 투수들이 좋기 때문에 점수를 안 주고 잘 버텼다. 나는 (오)지환이 형과 (천)성호, (박)관우의 연속 안타가 나왔을 때 분위기도 조금 이상해지고, 뭔가 느낌이 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LG 트윈스 문성주./마이데일리LG 트윈스 문성주./마이데일리

염경엽 감독은 경기에 앞서 "우주의 기운이 오는 것 같다"고 말했는데, 문성주도 같은 생각이었다. 그는 "오늘 더그아웃에서 '오늘까지 잡으면 진짜 우주의 기운이 올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조금씩 오는 것 같다"며 "마지막에는 한두 경기로 순위 싸움이 펼쳐지기 때문에 이런 경기를 몇 경기 더 잡다 보면, 우리가 원하는 기회가 있을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실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하지만, LG 선수들은 '선두' 한화 이글스의 결과를 매일매일 체크하고 있다고. 문성주는 "신경을 안 쓴다고 하지만, 광주에서 올라오는 길에도 한화 경기를 챙겨봤다. 우리도 신경을 쓰는 것 같다"며 "하지만 우리가 일단 이겨야 격차도 좁혀지기 때문에 우리가 해야 할 일만 잘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문성주의 가장 큰 강점은 타격. 하지만 올 시즌엔 너무나도 부진한 스타트를 끊었다가, 지난 6월부터 조금씩 성적을 끌어올리는 중. 이제는 감을 완전히 되찾았다고 봐도 될까. 문성주는 "한창 부진할 때에는 뭔가 출구가 잘 안보이는 늪에 빠진 기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결과도 잘 나오고 있고, 그때와는 조금 많이 다른 기분"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문성주의 천금같은 적시타가 결승타로 만들어지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만약 9회말 2사 1, 3루에서 구본혁이 이유찬의 파울타구를 호수비로 잡아내지 못했다면, 문성주의 적시타는 결승타가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문성주는 구본혁의 호수비 장면에 대해 "나는 펜스에 올라타는 것까지라고 생각을 했는데, 너무 집중력 있게 잘 잡아줘서 소름이 돋더라"며 "동료들끼리도 '대박'이라고 했다"고 활짝 웃었다.

LG 트윈스 문성주./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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