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광주 심혜진 기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라는 야구 격언이 떠오르는 한 판이었다. 양 팀의 마무리 투수가 나란히 무너졌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경기였다.
2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맞대결은 엎치락뒤치락 하다 LG가 9-7 재역전승을 거뒀다.
선발 싸움에선 송승기가 제임스 네일을 잡았다. 송승기는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고, 네일은 7이닝을 소화했지만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7탈삼진 4실점(3자책)을 했다.
8회초까지는 무난하게 흘렀다. LG는 7회말 김진성을 올려 삼자범퇴로 잘 끝냈다. KIA는 8회초 최지민이 등판해 실점하지 않고 1-4, 3점차의 격차를 유지했다.
야구에서 3점차는 절대 안심할 수 있는 격차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무리 투수의 세이브 요건 중 하나가 3점차 이하 리드 상황에서 1이닝 투구다.
아니나다를까. 8회말 경기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두 번째 필승조 이정용이 올라와 김선빈 볼넷, 최형우 2루타, 나성범 사구로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LG는 마무리 유영찬을 조기 등판시켜야 했다.
KIA는 이우성 대신 대타 고종욱을 냈다. 고종욱은 좌전 안타를 쳐 2,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3-4, 1점차로 압박했다. 이어진 1사 1, 3루에서 오선우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나가며 만루 찬스를 이어갔다.
여기서 KIA는 또다시 대타 카드를 썼다. 김태군을 대신해 한준수가 등장했다. 한준수는 우익선상으로 타구를 보냈고, 2타점 2루타를 작렬시켰다. 5-4 역전의 순간이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김호령마저 적시타를 쳐 6-4로 달아났다.
유영찬이 좀처럼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자 LG는 장현식으로 교체했다. 하지만 KIA 타선은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박찬호마저 장현식을 상대로 좌전 적시타를 쳐 1점을 더 뽑았ㄷ다. 점수는 7-4가 됐다. 유영찬은 0이닝 3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이제 9회초로 접어들었다. KIA는 마무리 정해영을 마운드에 올렸다. 당연한 수순이다. LG의 공격은 6, 7, 8번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쉽게 경기가 끝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1사 후 오지환이 중전 안타를 치며 기회를 살렸다. 이어 대타 박관우가 좌전 안타를 쳐 1, 2루를 만들었다. 박해민으로서는 상위 타선으로 기회를 넘길 수 있도록 해야 했다.
여기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박해민의 홈런이 터졌다. 더욱이 박해민은 후반기 들어 안타를 하나도 때려내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박해민은 정해영의 초구 146km 직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극적인 동점 스리런을 날렸다. 7-7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LG의 기세도 올라갔다. 구본혁까지 중전 안타를 쳐 정해영을 끌어내렸다. 바통을 이어 받은 조상우도 흔들렸다. 문성주의 좌전 안타로 1사 1, 2루가 만들어졌고, 김현수가 적시타를 쳐 8-7로 다시 역전했다. 다음 문보경이 2루수 땅볼을 쳐 병살타로 끝나는 듯 했지만 유격수 박찬호의 악송구로 2루 주자 문성주가 홈을 밟아 한 점 더 달아났다.
9-7로 앞선 상황에서 LG는 9회말 이지강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지강은 필승조 B조, 사실상 추격조에 분류되어 있는 투수다. 9회말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 이지강은 최형우에게 안타를 맞고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최원준 뜬공, 이창진 삼진, 박민 뜬공으로 막고 경기를 끝냈다. 이로써 정해영은 ⅓이닝 4실점하면서 블론세이브를 함과 동시에 패전 투수가 되고 말았다.
폭풍같던 8회와 9회였다. 심지어 양 팀의 마무리가 나란히 무너졌다. 좀처럼 보기 힘든 한 판이었다.
극적으로 승리한 LG는 타격 반등을 가져갈 수 있겠지만 경기를 뒤집고도 재역전패를 당한 KIA에게는 1패 이상의 충격이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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