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손지연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계엄 옹호,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윤어게인’ 세력의 중심인 전한길 씨의 국민의힘 입당으로 ‘극우 논쟁’이 불타오르고 있다. 전 씨는 자신의 유튜브(전한길TV) 구독자 10만 명을 이끌고 입당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윤 전 대통령을 계승할 당권주자가 없다면 본인이 직접 전당대회에 출마할 가능성을 열어두는 등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선 패배 후 당을 새롭게 혁신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오간 데 없고 그간 친윤(친윤석열) 대 반윤(반윤석열) 세력이 친길(친전한길) 대 반길(반전한길)로 재편되고 있다. 사실상 국민의힘을 탈당한 윤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전당대회의 중심이 된 셈이다.
공무원 시험 한국사 강사로 유명세를 탔던 전 씨는 탄핵 국면에서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이유로 들었던 ‘부정선거론’을 설파하는 유튜브 영상 올려 주목받았다. 그러면서 그는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논리와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기수 역할을 자처했다.
전 씨는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결정 이후 부정선거론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를 윤 전 대통령과 함께 관람하는 등 ‘윤어게인’ 세력의 중심에 섰다. 대선 패배 이후 잠시 소강상태를 보인 윤 전 대통령 강성 지지층은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다가오자 다시 주도권을 가지려 시도하는 모양새다.
그는 지난달 8일 국민의힘에 본명인 ‘전유관’으로 온라인 입당한 후 자신의 유튜브 구독자 10만 명을 이끌고 입당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국민의힘 전 당원이 70만 명 정도 되는 만큼 전 씨가 주장한 ‘10만 당원 양병설’은 당권 주자의 당락을 좌우하기에 충분하다. 이에 당 일각에선 ‘전한길이 8월 전당대회의 변수’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전 씨는 전날(21일)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서 “좌파에 개딸이 있었다면 전한길이 우파의 개딸들을 만들겠다”며 “앞으로 국민의힘 안에서 평당원 모임을 이끌어갈 것이다. 수십만 명을 모아 당을 움직이겠다”고 주장했다. 전당대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세력화를 꾀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전 씨에 대한 당권주자들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난 20일 당 대표 출마선언에서 전 씨의 입당에 대해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받아들여야 한다고 보고, 여러가지 생각이 다른 사람들도 올 수 있기 때문에 그 사람과는 열린 대화를 해야 한다”고 했다. 또 전 씨와의 만남에 대해 “저랑 만나서 이야기하겠다고 하면 열린 관계를 가져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동혁 의원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국민의힘에 새로운 길은 있는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하고 전 씨를 토론자로 초청한 바 있다. 하루 전 윤상현 의원이 개최한 ‘무엇을 할 것인가? 자유공화 리셋코리아를 위하여’ 토론회에서 전 씨가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이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과 부정선거론 회피 때문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불거졌다. 장 의원은 이같은 논란에도 전 씨를 토론자로 불러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발언이 재생산될 기회를 열어줬다.
탄핵 국면에서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며 ‘탄핵 반대’를 외친 장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러면서 “내부 총질 세력이 탄핵에 반대했던 수많은 국민과 국민의힘, 그리고 나를 극우로 몰아가는 꼴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반면 탄핵 찬성을 택한 당권주자들은 전 씨를 ‘극우 세력’으로 규정하고 윤 전 대통령과 함께 절연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안철수 의원은 21일 기자회견에서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며 “하나는 ‘친길계, 길핵관’ 극단 세력에 점령당해 당을 침몰하는 길, 또 다른 하나는 불법 비상계엄 세력과 단절하고 과감한 혁신으로 보수 정당으로 회복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조경태 의원도 같은 날 출마선언에서 “부정선거론자, 윤어게인 세력, 전광훈 목사 추종 세력은 당이 절연해야 할 3대 극우 세력”이라고 강조했다.
당권 도전을 고심 중인 한동훈 전 대표도 21일 페이스북에서 “불법 계엄 옹호(윤 어게인)와 부정선거 음모론 선동은 자유민주주의와 법치를 부정하는 것으로 ‘극우 프레임’이 아니라 ‘극우’ 맞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전한길 강사는 불법 계엄을 옹호하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적극적으로 선동하고 있다”며 “그런 극우인사가 입당하고, 당 소속 의원들이 그 극우인사를 연사로 초청하는 행사가 연달아 열리고, 그러한 극우 언사에 동조하는 당권 후보와 중진의원들이 잇달아 나오는 상황에서 전통의 보수정당 국민의힘의 극우정당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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