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임경제] 국내 주요 건설사 대다수가 외형 성장은 비록 다소 정체됐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뚜렷한 회복세가 나타나면서 하반기 실적에 청신호가 켜졌다. 특히 고원가 사업장 종료와 함께 △주택 부문 원가율 개선 △해외 대형 수주 본격 반영 등까지 맞물리면서 시장 기대감도 확대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000720)이 지난 18일 가장 먼저 실적 발표에 나섰고, 이달 말까지 삼성물산(028260)을 비롯해 GS건설(006360), 대우건설(047040), DL이앤씨(375500), HDC현대산업개발(294870) 등 주요 건설사들이 잇따라 2분기 경영실적을 공개할 계획이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7조7207억원)이 전년대비 10.4% 감소했다. 하지만 영업이익(2170억원)은 오히려 47.3% 늘어나면서 수익성 회복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고원가 사업장 '준공 완료'에 따라 원가율이 낮아진 게 이익 증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대건설 상반기 원가율(93.5%)은 전년동기(94.9%)대비 1.4%p 하락했다.
주택 부문에서는 힐스테이트 더 운정 및 디에이치 클래스트 등 분양 사업이 실적을 견인했다. 하반기에는 미국 등지에서 진행되는 해외 원전 프로젝트 수주‧착공도 본격화되며 추가 성장세가 기대된다.
국내 주요 건설사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회복세가 예상되는 건 DL이앤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분석에 따르면, 2분기 영업이익(1057억원)이 224.5% 급증할 전망이다.
GS건설 역시 영업이익(1065억원)이 약 14% 늘어날 것으로 평가된다. 영국 자회사 엘리먼츠 유럽 청산에 따른 손실도 불구하고 메이플자이,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 등 주택사업 도급 증가가 이를 상쇄하면서 수익성이 방어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HDC현대산업개발도 2분기 영업이익(731억원)이 35.8%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원 아이파크' 중심으로 수익성 높은 주택 사업이 실적 개선을 견인한 동시에 향후에도 유사 프로젝트들이 이어지는 만큼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다.
이와 달리 대우건설 영업이익(974억원)은 지난해와 비교해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형사 가운데 유일하게 실적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하반기 신규 물량이 본격 반영되면 실적 회복 흐름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건설업계 회복 조짐 속 중동 변수…"하반기 전략 시급"
이런 상황에서 해외 시장에서 모처럼 긍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어 건설업계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한국건설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수주한 계약은 88개국 258건 310억1000만달러다. 이는 전년(156억달러)대비 약 2배 늘어난 수치다. 상반기 기준 300억달러를 넘어선 건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이는 체코 두코바니 원전 프로젝트 수주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주도한 이번 프로젝트(187억달러 규모)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이후 국내 기업이 수주한 역대 2번째 규모 해외 건설 사업으로 기록됐다.
업계 관계자는 "체코 두코바니 원전 프로젝트 수주로 유럽 지역 수주 비중(전체 63.5%)이 사상 최고치를 이뤄냈다"라며 "더군다나 지난해 상반기 유럽 실적(4억5000만달러)을 감안하면 1년 만에 43배 넘게 늘어난 셈"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체코 원전 수주를 제외한 나머지 수주 실적은 123억1000만달러 수준이다. 사실상 감소했다는 점에서 전반적 해외 수주 회복세로 단정 짓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특히 중동 지역 불확실성이 여전히 심상치 않다. 상반기 중동 수주액(55억7500만달러) 역시 전년동기(100억3200만달러)대비 44.4%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수주한 73억달러 규모 '파딜리 가스플랜트 프로젝트'에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최근 이란-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발주 환경이 악화된 게 주요 원인"이라고 바라봤다.
국내 건설업계는 중동 지역과 관련해 하반기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지정학적 충돌이 주변국으로 확산되거나 국제 사회 개입이 심화될 경우 전면전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경고하며 "사태 전개 방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수익성 회복과 해외 수주 확대의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지고는 있지만,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비롯한 외부 변수는 여전히 건설업계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럼에도 상반기보다 뚜렷한 회복세가 기대되는 만큼 이러한 흐름이 실질적인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