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1점대' 김서현 마무리 전향 신의 한 수인데…한화 993승 사령탑, 왜 "칭찬 줄여야 한다"고 했을까

마이데일리
한화 이글스 김서현./한화 이글스김서현과 김경문 감독./한화 이글스

[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우리 팀이 기대했던 것보다 너무 잘 던졌죠."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은 마무리 1년차 김서현에게 힘을 실어주지면서도, 오히려 과한 칭찬은 자제하며 제자가 묵묵히 자기 임무를 수행하도록 말없이 지켜보려 한다.

한화는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팀이다. 55승 33패 2무를 기록하며 리그 1위를 자리하고 있다. 또한 전반기 막판 6연승에 후반기 시작 후 3연승을 더해 9연승을 달리고 있다. 만약 22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승리로 가져오면 10연승. KBO리그 역대 두 번째 한 시즌 두 차례 10연승이다. 한화는 지난 4월 26일 대전 KT전부터 5월 9일 고척 키움전까지 모두 이겼다.

1985년 삼성 라이온즈가 기록한 게 유일하다. 당시 삼성은 4월 12일 인천 삼미전부터 27일 잠실 OB전까지 11연승, 8월 25일 인천 청보전부터 9월 1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13연승을 달린 바 있다.

한화가 잘나가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안정적인 외국인 원투펀치 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의 활약, 류현진-문동주도 선발진에 힘을 더하고 있다. 불펜진 역시 탄탄하다. 타선 또한 시즌 초반 부진을 이겨내고 궤도에 올랐다. 노시환은 타율은 낮지만 중요할 때마다 4번타자의 역할을 해주고 있고, 채은성은 말할 필요 없이 캡틴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루이스 리베라토는 4할 맹타를 기록하며 에스테반 플로리얼을 따돌리고 정규직 자리를 꿰찼다. 투수 엄상백과 내야수 안치홍이 제 컨디션을 찾는다면 더 무서워질 팀이 한화다.

한화 이글스 김서현./한화 이글스

이 선수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바로 마무리 김서현. 시즌 초반 주현상을 대신해 마무리로 전향한 후 미친 퍼포먼스를 보이며 한화의 뒷문을 든든하게 잠그고 있다. 전반기 42경기에 나와 1승 1패 22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 1.55를 기록했다. 현재 세이브 부문 4위에 자리하고 있다. 블론세이브는 단 2회. 피안타율도 .197에 불과하다.

지난 두 시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 서울고 졸업 후 2023 KBO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김서현은 2023년 데뷔 시즌에 20경기(22⅓이닝)에 나섰으나 1세이브 평균자책 7.25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 37경기(38⅓이닝)에 나서 1승 2패 10홀드를 기록했다. 양상문 투수코치 지도 아래 성장세를 그렸고, 대만에서 진행된 2024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에 한국 야구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화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선발됐다.

그리고 올 시즌과 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최근 열린 KBO 올스타전 팬 투표 1위에 올랐다. 역대 팬 투표 최다 득표인 178만 6837표. 팬들에게도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다.

최근 만났던 김경문 감독은 "서현이가 마무리를 하면서 우리 팀이 기대했던 것보다 너무 잘 던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한 올스타 팬 투표 최종 결과 발표 후에는 "축하할 일이다. 본인이 새로운 옷을 입고 너무 잘해주고 있기에 팀도 잘 되고 있다. 본인이니 잘하니까 팬들한테 인정받는 투수가 된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2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5 프로야구 KBO리그' LG트윈스와 한화이글스의 경기. 한화 김서현이 역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그러면서도 과한 칭찬은 자제했다. 이유가 있다. 이제 후반기 시작이다. 후반기는 전반기보다 더 치열하고, 피 터지는 승부가 매일 기다리고 있다. 마무리 1년차인 김서현이 잘 해낼 것이라는 믿음이 있지만, 계속 언급하면 선수에게도 부담일 수 있다. 그래서 지금은 말없이 바라보며 힘을 실어주는 게 김경문 감독의 마음이다.

"잘 던져줬기 때문에 한 점차 경기도 큰 문제 없이 이기고, 지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라고 입을 연 김경문 감독은 "아직 시즌 진행 중에 있다. 칭찬은 줄여야 될 것 같다. 아직 우리가 어느 정도의 승수를 계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제자가 지나친 관심에 흔들리지 않고, 성장하길 바라는 스승의 마음이다.

김서현과 김경문 감독./한화 이글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ERA 1점대' 김서현 마무리 전향 신의 한 수인데…한화 993승 사령탑, 왜 "칭찬 줄여야 한다"고 했을까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