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김)현수 형이 원래 잘 안 뛰는 주자인데…"
롯데 자이언츠 유강남은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팀 간 시즌 10차전 원정 맞대결에 포수, 6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유독 터커 데이비슨과 호흡을 맞출 때마다 결과가 좋지 않았던 유강남. 그래도 전반기 마지막 호흡이었던 KIA 타이거즈전에서 5⅔이닝 2실점(2자책)을 합작하더니, 이날도 완벽하고 깔끔했던 것은 아니지만, 5이닝 1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데이비슨의 2연승을 만들어냈다.
유강남은 지난 KIA전에서도 데이비슨의 승리를 만들어주는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렸는데, 이날도 유강남은 타석에서 빛이 났다. 유강남은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2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LG 선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4구째 149km 직구를 힘껏 잡아당겨 좌측 담장 최상단을 직격하는 2루타를 뽑아내며 경기를 시작했다.
첫 타석의 경우 득점과 연결되지 않았는데, 두 번째 타석의 경우 달랐다. 1-0으로 앞선 4회초 1사 1, 2루에서 다시 한번 에르난데스와 만난 유강남은 1B-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4구째 137km 슬라이더를 또 한 번 제대로 잡아당겼다. 그리고 이 타구는 좌중간에 2루타로 연결됐고, 두 명의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는 결정적인 한 방으로 이어졌다.
6회초 2사 1루의 세 번째 타석에서는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고, 7회말 수비 도중 정보근과 교체됐지만,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유강남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유강남의 활약 덕분에 롯데는 전반기 마지막 경기부터 이어진 2연패에서 벗어났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유강남은 "타격보다는 데이비슨이 던지는 것에 조금 더 신경을 쓰려고 했다. 시즌 막판에 결과들이 안 좋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데이비슨과 계속해서 호흡을 맞췄던 것이 아니어서, 안 좋은 상황에서 조금 더 좋은 에너지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며 "그런 부분을 신경 썼고, 잘 사용하지 않았던 구종들을 중간에 섞으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두 개의 타구 모두 홈런이 될 수도 있었던 타구, 아깝지는 않았을까. 유강남은 "두 개의 완전 제대로 맞진 않았다. 그래서 홈런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특히 첫 타구는 거기까지 갈 줄도 몰랐다"며 "첫 타석에서는 빠른 볼 하나만 보고 타석에 들어섰고, 두 번째 타석에서는 불리한 카운트였기 때문에 구종을 노린다기 보다는 넓게 보고 비슷하면 치자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이날 유강남의 플레이 중에서 유일한 옥에 티가 있었다면, 김현수에게 단독 도루를 허용한 것. 심판의 최초 판정은 아웃이었지만, 비디오판독 결과 세이프로 번복됐다. 유강남은 "오랜만에 잘 뺐는데. 혼자 세리머니 하고 있었는데"라고 너스레를 떤 유강남은 "(이)호준이가 와서 미안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네가 뭐가 미안하냐. 저번엔 너가 잡아주지 않았냐. 괜찮다'고 했다. 최선을 다한 플레이인데 와서 미안하다고 해주는 호준이에게 고맙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현수가 도루를 시도해서 놀랐을 것 같다'는 말에 "(김)현수 형이 원래 잘 안 뛰는 주자인데, 뛰었다는 것에서 놀랐다"고 멋쩍게 웃었다.

최근 롯데의 경기력은 매우 좋지 않았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병살타 4개, 후반기 첫 경기였던 전날(18일)은 5개의 더블플레이를 당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강남의 적시타는 그야말로 시원했다. 그는 "오늘 경기 전 (전)준우 형이 야수들을 모아서 병살타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확실한 플랜을 갖고 타석에 들어서야 할 것 같다'는 메시지가 전달이 됐다. 병살타는 의도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선수들이 신경을 쓰지 않고 오늘 경기를 잘 풀었던 것 같다"고 했다.
롯데 유니폼을 입은 이후 줄곧 부진한 타격 성적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유강남은 지난해 무릎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종료한 이후 타격에 대해 많은 노력을 쏟아냈고, 올해 최고의 시즌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강남은 "지난 비시즌에 열심히 한 결과물들이 나와서 성취감이 있다"며 "지난 겨울부터 지금까지 준비를 하면서, 단 한 번도 '이게 맞나?'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며 "이를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기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끝으로 유강남은 "지금 순위보다는 매 경기, 한 경기만 보고 경기를 하고 있다. 그렇기 떄문에 순위보다는 매 경기에 집중하려고 한다"며 "매 경기 잘하고 싶고, 잘 치고 싶고,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은 같다. 오늘같이 좋은 결과를 낸다면 팀에 더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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