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후보 TV토론] ‘개혁’ 정청래 vs ‘원팀’ 박찬대

시사위크
정청래·박찬대(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6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열린 TV토론회 준비를 하고 있다. / 뉴시스
정청래·박찬대(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6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열린 TV토론회 준비를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당 대표 선거가 정청래·박찬대 의원(기호순)의 2파전으로 치러지는 가운데, 16일 첫 TV 토론회가 진행됐다. 정 의원은 ‘강력한 개혁’을, 박 의원은 ‘원팀 당·정·대’를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정 의원이 ‘개혁’을, 박 의원이 ‘원팀’을 내세운 것은 과거 두 의원이 맡았던 직책을 염두에 둔 선거 전략으로 해석된다. 정 의원의 경우 과거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으며 민주당이 추진하던 법안을 전면에 나서 처리했고, 박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를 역임하던 당시 원내대표를 맡아 호흡을 맞춰왔다.

정 의원은 SBS ‘뉴스브리핑’에서 진행된 토론회 모두발언에서 “‘강력한 개혁 당 대표가 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며 “집권 초반 3개월 이내 ‘폭풍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해치워라’가 저의 구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싸움은 제가 할 테니 대통령은 일만 하시라’고 말하고 있다”며 “통합과 안정, 협치는 대통령의 공으로 돌리고 저는 험한 일, 궂은일, 오직 개혁 작업만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박 의원은 “개혁적이되 합리와 유능으로 국민의 지지를 끌어내는 당 대표가 되겠다”며 “혼자서는 할 수 없다. 함께 원팀이 돼 이기는 당 대표, 깔끔하고 완벽하게 개혁을 완성할 당 대표가 되겠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정 의원을 향해 견제구를 던지는 발언도 내놨다. 그는 정 의원의 ‘싸움은 제가 할 테니, 대통령은 일만 하시라’는 발언을 겨냥한 듯 “이러한 이분법으론 원팀은 불가능하다”며 “‘일도 같이하고 싸움도 같이한다’ 여기에 박찬대가 적임”이라고 강조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6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열린 TV토론회에서 박찬대 당대표 후보를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다. / 뉴시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6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열린 TV토론회에서 박찬대 당대표 후보를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다. / 뉴시스

◇ ‘당원 주권 확대 방안·야권 관계 설정’ 이견

토론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두 의원 사이에선 당원 주권 확대 방안과 야당인 국민의힘과의 관계 설정을 두고 미묘한 의견 차이가 드러나기도 했다.

우선 정 의원은 당원 주권 확대 방안 중 하나로 ‘연말 당원콘서트 개최’를 제시했다. 그는 “(연말에) 당원이 즐길 수 있는 민주당 축제의 날을 만들고 싶다”며 “그 자리에서 당원 대상, 기초단체장 대상·최우수상 시상을 함으로써 민주당 당원으로서의 자부심을 돌려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박 의원은 “과연 우리 당원이 정말로 원하는 방향에 부합하는 것인지 잠깐 의문이 든다”며 “진정한 당원 주권 정당을 위해선 일회성 또는 인기를 끌기 위한 이벤트성 공약보단 당원이 당의 운영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고 했다.

또 정 의원은 박 의원이 ‘진짜 당 대표 박찬대’라고 언급한 점에 대해 “저보고 ‘가짜 당 대표 후보’라는 것은 아니죠”라고 물었다. 이에 박 의원이 “그렇다”고 답하자, 정 의원은 “저는 ‘더 진짜 당 대표’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원들과 가장 친한 당 대표 후보는 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과의 관계 설정을 두고도 두 의원은 미묘한 입장차를 보였다. 정 의원은 “협치는 합리적인 사람들과 하는 것”이라며 “불합리하게 발목 잡는 것은 돌파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박 의원은 국민의힘과의 ‘대화’에도 무게를 뒀다. 그는 “개혁을 위해 일체의 거래는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민생과 경제, 국민통합을 위해선 인내심을 갖고 야당과 대화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박 의원은 정 의원에게 ‘대화는 지속적으로 하겠다는 것이죠’라고 물었고, 정 의원은 “대화를 어떻게 안 하겠는가. 대화는 해야 한다”면서도 “무리한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답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6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열린 TV토론회에서 기호2번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시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6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열린 TV토론회에서 기호2번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시스

◇ ‘검찰개혁·쓴소리·대통령 전승절 참석’은 한목소리

반면 두 의원은 검찰개혁과 이 대통령을 향한 쓴소리, 이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참석 여부에 대해선 한목소리를 냈다.

정 의원은 박 의원에게 ‘검찰개혁 방안’에 대해 물었고, 이에 박 의원은 “검찰개혁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것”이라며 “검찰청을 해체하고 수사 부서인 중수청을 만들고, 기소를 전담하는 공소청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각종 수사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 실질적으로 국가수사위원회를 만들어 조율할 수 있는 내용을 만들어야 한다”며 “결단을 내리면 8·9월에도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저와 100% 일치된 의견”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당 대표가 되면 이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는가’라는 공통 질문에 대해 정 의원은 “이재명 정부의 성공이 정청래 당 대표의 운명이기도 하다”며 “쓴소리를 할 때는 하겠지만, 성공을 위해서만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이 대통령한테 꼭 필요한 쓴소리가 있다면 과감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며 “물론 공개적으로 말씀드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참석 여부에 대해서도 ‘가야 한다’는 일치된 의견을 내놨다. 정 의원은 “정치는 미국·경제는 중국”이라며 “균형외교를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라며 “중국과 외교 관계를 맺지 않고 어떻게 우리 물건을 수출할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박 의원도 “국익을 위해 실용 외교를 해야 한다”며 “지금 경제적 측면에서 우리가 중국하고 척질 이유가 없다. 미국과는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안보를 확실하게 챙겨야 하고, 중국과는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대표 후보 TV토론] ‘개혁’ 정청래 vs ‘원팀’ 박찬대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