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림의 초격차 CDMO 전략 본격화…삼성바이오로직스, 실적·확장·분할 ‘3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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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삼성바이오로직스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의 초격차 CDMO위탁개발생산) 전략이 궤도에 올랐다.

15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2분기 사상 최대 매출이 예상되는 가운데, 인적분할과 공장 확장을 동시에 추진하며 CDMO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분기 실적은 연결 기준 매출 1조3546억원, 영업이익 4303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1% 증가, 영업이익은 1.0% 감소한 수치로, 외형 성장을 이루면서도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방어했다는 평가다.

증권사별로는 전망치에 차이를 보였다. KB증권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분기 매출을 1조3912억원, 영업이익은 4249억원으로 추정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0.2%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2% 감소한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매출 1조3363억원, 영업이익은 4156억원으로 다소 보수적인 전망을 내놨다. 키움증권은 1조2942억원의 매출과 465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이익 전망치를 제시했다.

증권가에선 이번 실적 개선 핵심 요인으로 4공장을 꼽았다. 2022년 준공된 4공장은 지난 1분기에만 약 75%의 가동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2분기에는 램프업(가동률 상승)이 본격화되며 매출 확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지난 4월부터 5공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감가상각비 등 일시적인 비용 증가 요인에도, 4공장 수익이 이를 일정 부분 상쇄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혜민 KB증권 연구원은 “4공장의 램프업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비용 증가를 일정 부분 커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반기에는 4공장 풀가동과 5공장 수주 증가에 더해, 6공장 착공이 현실화될 경우 실적 모멘텀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성장이 단기 실적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CDMO 수요 확대와 맞물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케파(용량) 증가가 수익성 제고로 직결되고 있다는 평가다.

의약품 관세 등 대외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이 역시 ‘발표 후 해소’ 국면으로 전환되면 오히려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의약품 관세 불황실성 지속이 주가 상승을 압박하고 있다. 오히려 공식 발표가 불확실성 완화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6공장 착공에 대한 기대감도 나왔다.

위해주·이다용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기대 이벤트는 변경상장(10월 29일)과 6공장 건설 발표"라며 "6공장 건설 발표는 이전 사례처럼 5공장 수주가 채워진 후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5공장 건설 발표 후 현재까지 2년간 63억4000만달러(약 8조8000억원)의 신규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6공장은 건설 준비를 끝마치고 이사회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도 "6공장 착공 소식이 이어진다면, 긍정적인 주가 흐름이 예상된다"고 언급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할 전후 지배구조. /삼성바이오로직스

이 같은 실적 흐름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 결정과도 맞물리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10월 1일 인적분할을 통해 신설법인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설립하고,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로 재편입할 계획이다. 존속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순수 CDMO 사업에 집중하는 구조로 전환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동안 바이오시밀러를 만드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어, 위탁생산(CDMO) 사업을 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 일부 고객사들이 기술 유출을 걱정하며 거래를 꺼렸기 때문이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인적분할을 직접 제안했다고 밝혔다.

존 림 대표는 "해외 고객들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에피스와 CDMO 사업을 하는 로직스가 한 회사에 속한 구조를 이해하기 어려워해 우려를 꾸준히 제기했다"며 "한국에선 자회사의 재무·전략을 통제할 수 없다고 설득했음에도 고객사들이 이해하지 못했다. 인적분할 발표 이후 고객사들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인적분할로 이해상충 요소를 제거해 글로벌 빅파마를 포함한 다양한 잠재 고객사의 수주 가능성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앞으로 CDMO 역량 강화와 함께 항체·약물접합체(ADC),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사전충전형 주사기(PFS) 등 신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세계 1위 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20종 이상의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을 확보할 방침이다. 또 신규 모달리티 개발 플랫폼 구축 등 미래 성장을 위한 차세대 기술 분야에 대한 발굴·투자도 지속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급격한 글로벌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민첩하게 대응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양사가 각 사업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분할을 결정했다"며 "양사 모두가 성장을 가속화해 글로벌 톱티어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3일 2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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