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정숙하고 똑똑한 '푸조 3008 스마트 하이브리드'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국내 자동차시장은 지금 하이브리드 모델이 선택이 아닌 기준이 돼가고 있다. 고유가 시대와 전기차에 대한 충전 피로감, 내연기관 규제 강화까지 맞물리면서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가 실용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소비자 선택 1순위로 떠올랐다. 그렇게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자동차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이에 모든 자동차 브랜드들이 하이브리드 포트폴리오를 중심에 두며 시장 주도권을 확장하고 있다. 

푸조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푸조는 생소한 표현이자 새로운 장르를 등장시켰다. 바로 '스마트 하이브리드(Smart Hybrid)'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48V 배터리 장착 차량을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로 분류하는데, 푸조는 이를 거부하고 '48V 하이브리드(a.k.a 스마트 하이브리드)'로 불러주길 원한다. 

푸조가 '스마트 하이브리드'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단순하다. 다른 브랜드들은 전기모터를 단순한 보조 수단으로만 활용하지만, 푸조는 말뿐인 하이브리드가 아니라 실질적인 전기 주행을 제공하는 하이브리드라는 자신감이다.


푸조가 제시한 답 스마트 하이브리드. 전기차처럼 정숙하고 가솔린처럼 부담 없이, 그냥 하이브리드보다 똑똑하게 프렌치 감성과 전동화 기술의 정수가 하나로 담긴 8년 만에 3세대 완전변경으로 돌아온 푸조 3008 스마트 하이브리드를 시승했다.

◆절제된 곡선, 공기까지 디자인

3세대 3008은 STLA 미디엄(STLA Medium)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된 첫 모델로 △전장 4545㎜ △전폭 1895㎜ △전고 1650㎜ △휠베이스 2730㎜다. 이전 세대 대비 각각 △전장 90㎜ △전폭 55㎜ △전고 20㎜ △휠베이스 55㎜가 늘어났다.

첫인상은 단단하고 정제돼 있다. 특히 '프렌치 디테일'을 더해 디자인적인 완성도를 높였다. 패스트백 SUV의 실루엣 위로 흐르는 매끈한 루프라인은 불필요한 선을 제거하고 절제된 면 구성으로 마무리됐다. 


푸조 특유의 사자발톱 LED 주간등과 그라데이션 프론트 그릴, 공중에 떠있는 듯한 플로팅 스포일러(Floating Spoiler)와 스포일러 양끝 부분에 적용된 캣츠이어(Cat's Ear)가 만든 유선형 후면은 0.28Cd라는 동급 최고 수준의 공기저항계수를 달성하며 미학을 실용성으로 끌어올린다.

디테일도 돋보인다. 프론트 그릴 위 3008 레터링, 무광 파츠(메테오 그레이(Meteor Grey), 오비탈 블랙(Orbital Black))의 절제미, 전 트림 기본 19인치 휠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하게 드러낸다. 

GT 트림에 제공되는 3D 글래스 블레이드(편평한면을 사용해 입체감을 만드는 디자인 기법) 디자인이 적용된 3D LED 테일램프를 제공해 입체감과 디자인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 픽셀 LED 헤드램프는 주변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빛의 방향과 강도를 조절하는 디지털 눈처럼 작동하며, 단순한 스타일 요소를 넘어 기능적 혁신까지 품었다.


푸조의 상징이 된 아이-콕핏은 이번 3008에서 '파노라믹 아이-콕핏(Panoramic i-Cockpit)'으로 진화했다. GT 트림의 21인치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운전자 중심 각도로 떠 있는 듯한 배치로 몰입감을 높인다. 알뤼르 트림도 듀얼 10인치 디스플레이가 기본 장착돼 감각적이고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다.

디지털 인터페이스뿐 아니라 버추얼 아이-토글(i-Toggles) 가상 터치 버튼, 콤팩트 스티어링 휠, 일체형 기어 셀렉터까지 조작계 전반이 일관된 철학을 기반으로 설계돼 조작이 아닌 경험이 된다. GT 트림 시트에는 통풍·열선·마사지·어댑티브 볼스터까지 탑재됐다. 프리미엄 나파가죽이 사용됐고, 8가지 앰비언트 라이트, 클린캐빈 시스템 등 감성적 편의사양도 빈틈없다.

3008 스마트 하이브리드는 2730㎜로 길어진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공간감에서 확실한 진화를 이뤘다. 실내는 1~2열 모두 여유롭고, 트렁크는 기본 588ℓ에서 최대 1663ℓ까지 확장 가능하다. 수납공간도 알차다. 


실내에는 총 17개의 수납공간이 마련돼 있으며, 에어컨 연동 쿨링 기능이 있는 암레스트 보관함을 포함해 총 34ℓ의 수납용량을 제공한다. GT 트림에는 핸즈프리 전동식 트렁크가 더해져 무거운 짐을 들고 있을 때도 터치 한 번 없이 뒷문이 열린다.

실내는 감성이나 디지털 장비에만 치중하지 않고, 일상에서의 실용성까지 놓치지 않은 점이 돋보인다.

◆전기모드 활용 비중, 도심 기준 50%

3008 스마트 하이브리드는 주행감에서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정숙함과 부드러움 그리고 기존 하이브리드와는 확실히 다른 실질적인 전기주행 체감이다.


푸조의 스마트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단순한 MHEV가 아니다. 전기모터(15.6㎾, 51Nm)는 △시동 △저속주행 △주차 △정체 구간 등 다양한 상황에서 단독 주행이 가능하며, 전기모드 활용 비중이 도심 기준 50%에 달한다.

이는 48V 소형 배터리로 구현된다는 점에서 기존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확실히 다르다. 하이브리드 전용 6단 듀얼 클러치(e-DCS6)는 벨기에 전동화 파워트레인 전문업체인 펀치 파워트레인과 공동 개발한 전용 변속기로, 전기모터와 인버터를 통합 설계해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반응성과 매끄러운 감속을 연출한다.

예컨대 도심 정체 구간에서는 e-큐잉(e-Queuing) 기능을 통해 엔진이 개입하지 않고 전기모터만으로 저속 주행이 이어진다. 교차로나 저속 회전에서는 e-크리핑(e-Creeping), 신호 재출발 시에는 e-론치(e-Launch), 주차 시에는 e-파킹(e-Parking)이 작동한다.
회생제동 시스템을 통해 감속 중 배터리를 충전하며, 그 에너지가 다음 정차 후 재출발에 다시 쓰이는 흐름이 직관적으로 느껴진다.


가속반응은 즉각적이다. 3008 스마트 하이브리드의 최고출력은 145마력(엔진 136ps+모터 15.6㎾), 최대토크는 28.7㎏·m. 수치상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초반 전기모터가 즉시 토크를 공급해 실생활 주행에서는 체감 가속력이 뛰어나다. 일반적인 출퇴근 경로, 와인딩, 고속도로 진입 등에서도 모터의 개입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출력의 끊김이나 밋밋함 없이 경쾌한 주행감을 제공한다.

변속충격도 최소화됐다. 기존 듀얼 클러치에서 느껴졌던 이질감이 거의 없으며, 모터와 변속기가 통합된 구조 덕분에 변속 타이밍에 따른 주행 충격도 억제돼 있다. 복합연비는 14.6㎞/ℓ(도심 14.7, 고속 14.6)이며, 배출가스도 110g/㎞다. 2종 저공해차 인증을 획득해 주차·통행료 감면 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

*마무리하며

푸조 3008 스마트 하이브리드는 하이브리드의 개념을 다시 쓴다. 48V 소형 배터리만으로도 전기모터 단독 주행이 가능한 시스템, 전동화 전용 플랫폼(STLA 미디엄), 파노라믹 디지털 콕핏, 프렌치 감성의 절제된 디자인까지. 

지금 국내 시장에서 하이브리드는 많지만 '진짜 전기 주행이 되는 하이브리드'는 드물다. 푸조는 그 빈틈을 프랑스답게, 세련되게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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