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트럼프, 일본에 25% 관세 예고… 한국도 긴장 고조

포인트경제

[포인트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 자신의 SNS에 이시바 이치로 총리 앞으로 보낸 서한 전문을 공개하며 오는 8월 1일부터 일본산 전 품목에 추가 25퍼센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상호관세 유예가 끝나기 전 ‘최후통첩’이 날아든 셈이다. 서한에는 “귀국이 양보하지 않을 경우 미국 노동자에게 불이익이 돌아간다”는 문구도 포함됐다. 일본 정부는 “기존 일시 정지 기한이 사실상 한 달 연장됐다”며 급한 불은 껐다는 평가지만, 업계와 학계는 이미 실질 충격이 시작됐다고 진단한다.

‘USA’ 모자를 쓴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앞에 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눈에 잘 띄는 상징적 성과를 중시하는 스타일”이라고 분석한다/NHK 보도분 캡처(포인트경제)
‘USA’ 모자를 쓴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앞에 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눈에 잘 띄는 상징적 성과를 중시하는 스타일”이라고 분석한다/NHK 보도분 캡처(포인트경제)

자동차 부품과 생활용품, 농축산물 등 주요 수출업종에서는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수익성 악화는 물론, 판로 상실까지 우려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현지 생산 전환, 제삼국 수출 다변화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지만, 원가 상승과 품질 유지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어려운 형편이다.

기업별 대응도 엇갈린다. 수출 비중이 높은 제조업체는 원가 인상분을 판매가에 반영하거나 ‘관세 서차지(surcharge, 추가비용)’ 항목으로 별도 고지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반면 이미 미국 내 공장을 갖춘 대기업은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관망하는 분위기다.

일본 정부도 비상 체제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 8일 ‘관세 대책 본부’ 첫 회의에서 “안이한 양보는 피하고 지킬 것은 지킨다”고 강조했다. 무토 요우지(武藤 容治) 경제산업상은 “필요하면 추가 지원 패키지를 즉시 가동하겠다”고 밝혔고, 가토 가쯔노부(加藤 勝信)재무상은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농림수산부는 수출 피해 조사를 본격화했으며, 자민당 정책조사회는 “동맹국에 서한 한 장으로 통보한 것은 외교적 결례”라고 반발했다.

일본 외무성 청사 전경. 일본 정부는 “합리적 논리로는 예측할 수 없는 상대”라며 향후 협상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우려했다/NHK 방송분 캡처(포인트경제)
일본 외무성 청사 전경. 일본 정부는 “합리적 논리로는 예측할 수 없는 상대”라며 향후 협상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우려했다/NHK 방송분 캡처(포인트경제)

일본 정치권은 오는 이달 20일 참의원 선거에 미칠 파장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권 내부에서는 “관세 이슈가 표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된다. 야당은 “일본 정부가 협상을 질질 끌다가 국민 부담만 키웠다”고 공세를 강화했다.

관세 발효까지 남은 시간은 한 달도 되지 않는다. 일본 정부는 ‘협상 시한 연장’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미국 측 변수는 여전히 예측불가다.

한편 한국도 주요 수출국 중 하나로 거론되며, 현재 관련 통보 여부는 공식 확인되지 않았지만 정부가 통상 라인을 가동해 대응책을 논의 중이다. 미국이 어떤 국가부터 실제 관세를 발효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며,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닐 수 있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포인트경제 도쿄 특파원 박진우 기자]

Copyright ⓒ 포인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초점] 트럼프, 일본에 25% 관세 예고… 한국도 긴장 고조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