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갈등 중심 '쌍권'  

시사위크
권영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전 원내대표가 지난 5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권영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전 원내대표가 지난 5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손지연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혁신위 전제조건으로 ‘인적 청산’을 요구하며 ‘쌍권(권영세-권성동)’을 정조준했다. 이에 권영세‧권성동 의원은 오히려 혁신의 대상이 안 의원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안 의원은 국민의힘 현 지도부에서 ‘인적 청산’을 거부해 혁신위원장을 사퇴했고 전당대회 출마도 선언했다. 이에 권성동 의원은 “혁신위원장이라는 중책을 자신의 영달(당 대표)을 위한 스포트라이트로 삼았다”고 꼬집었다. 차기 당권을 위한 노림수에 불과했다고 비판한 셈이다. 

친윤(친윤석열)계의 중심이던 쌍권 모두 안 의원을 맹폭했다. 국민의힘 내홍이 전면전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혁신이 갈등으로 비화돼 내홍만 극대화되는 꼴이 됐다. 

◇ 안철수 vs 쌍권, ‘인적 청산’ 두고 전면전

권성동 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전날(7일) 안 의원은 혁신위원장직을 돌연 사퇴하며 저와 권영세 의원을 ‘인적 청산’ 대상으로 지목한 뒤 차기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며 “작금의 위기 상황에서도 일신의 영달을 우선하는 모습에 대단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권 전 원내대표는 “지난 6월 30일 안 의원은 제 사무실을 찾아와 혁신위 비전을 ‘여의도 연구원 개혁’과 ‘정책 쇄신’에 두겠다고 강조하며, 전당대회 출마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며 “인적 쇄신에 대한 이야기 역시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일주일 전만 해도 자신과 ‘혁신’을 논의하며 당 대표 출마에 선을 긋던 안 의원이 돌연 출마에 나선 것을 꼬집었다. 

그는 안 의원이 혁신위원장 사퇴 후 전당대회 출마를 주말 사이 결정했을 것이라며 이를 안 의원의 이름에 빗대 ‘철수 작전’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안 의원 주변에서 ‘한동훈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이 낮다’는 기대를 심어주며 안 의원의 욕심을 자극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소위 ‘쌍권’을 표적 삼아 인적 청산을 외치면 당 대표 당선에 유리하다는 무책임한 제안이 이어졌고, 안 의원은 결국 자리 욕심에 매몰돼 이를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안 의원은 전날(7일)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의) 핵심은 인적 쇄신에 있다”며 “인선안이 합의되기 전에 최소한 2명의 ‘인적 쇄신안’에 대해 비대위에서 받을 수 있는지 의사를 타진했는데 결국은 받지 않겠다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쇄신안을 비대위에서 의결해 주지 않아 혁신위원장에서 사퇴 후 전당대회에 출마해 ‘혁신 당 대표’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권 전 원내대표는 “정치인이 주요 당직에 도전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지만 어려운 상황 속 힘겹게 모은 혁신 에너지를 자신의 정치적 연료로 사용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무엇보다 혁신위원장이라는 중책을 자신의 영달을 위한 스포트라이트로 삼은 것은, 그 자체로 혁신의 대상”이라고 비판했다.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전날(7일) 페이스북에서 안 의원을 겨냥해 “당을 내분으로 몰아넣는 비열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권 전 비대위원장은 “보수를 혁신해서 재건하는 노력을 해도 부족할 이 힘든 상황에서 일부 인사가 자신의 이익 추구를 마치 공익인 양, 개혁인 양 포장해 당을 내분으로 몰아넣는 비열한 행태를 보이는 점은 개탄스럽다”고 맹폭했다. 

그는 안 의원이 혁신위원장 사퇴 후 당 대표 출마에 나선 이유에 대해 분석한 기사를 해당 페이스북에 첨부했다. ‘안 의원’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혁신위 사퇴와 전당대회 출마를 ‘비열하다’고 지적한 셈이다. 

이같은 공방에 대해 당내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안 의원의 진정성에 대해서는 믿고 있다. 근데 풀어가는 방식은 아쉬운 점이 있었다”며 “대선 이후 혁신위를 출범시켰는데 시작도 못하고 좌초되는 게 우리 당의 현실”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혁신을 하려면 인적쇄신은 불가피했던 거 아닌가 싶다”면서도 "안 의원이 해당 안건을 꺼낸 방식이 논의 과정을 일부 건너 뛰어 진정성이 훼손된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는 “혁신안을 만들어서 비대위에 던져주고 시시비비가 많이 갈려 국민들과 당원들이 생각해 볼 계기를 만들었다면 진정성이 전달됐을 텐데 애매한 시점에서 그 얘기(인적쇄신)를 던져 놓고 그만둔다고 했다. 거기다 끝에가서 ‘나는 출마한다’고 했다”며 “이게 뭔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국민의힘 갈등 중심 '쌍권'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