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AI가 교실 안으로 본격 진입하고 있다. 시험 출제·채점, 학습 진단, 생활기록부 작성까지 교사의 핵심 업무 전반을 보조하는 ‘AI 교사’의 상용화가 시작됐다.
네이버와 에듀테크 스타트업이 경쟁적으로 관련 솔루션을 내놓으며 공교육 디지털 전환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과거 교사 개인의 자율적 활용에 머물던 AI 도입이 이제는 교육청 단위로 확산되며 시장 지형도도 바뀌고 있다.
8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4월 디지털 공교육 평가 플랫폼 ‘웨일 UBT’를 정식 출시하고, 이를 광주광역시교육청의 교수학습 플랫폼 ‘광주아이온’에 탑재했다.
웨일 UBT는 진단·형성·수행평가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EBS·천재교육·지학사·쏠북 등 4개 교육출판사의 약 40만개 문항을 기반으로 교사가 맞춤형 시험을 손쉽게 출제할 수 있다.
자동 채점과 결과 분석은 물론, AI 감독관 기능을 도입해 부정행위도 차단한다. 네이버는 광주를 시작으로 서울, 경남 등 다른 지역 교육청으로의 도입도 추진 중이다.

에듀테크 스타트업 튜링의 수학 학습 플랫폼 ‘수학대왕’은 공교육 도입 속도를 높이며 빠르게 입지를 넓히고 있다. 튜링은 지난 2월 전국미래교육연구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현재까지 약 100개 학교에서 8000여명의 학생이 이 플랫폼을 사용 중이다.
수학대왕은 학생 개별 수준에 따라 맞춤 문제지를 1초 만에 생성하고, 서술형 풀이를 단계별로 분석해 학습 결과를 자동 정리한다. 상담용 리포트도 자동 전송돼 교사-학부모 간 소통에도 활용된다. 현장 교사는 “과거보다 2배 많은 심화반 학생을 무리 없이 관리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생활기록부 작성 등 교사의 행정업무도 AI가 대신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스타트업 엘리먼츠는 지난 4월 생활기록부 자동화에 특화된 ‘인라인 AI’를 출시했다.
이 솔루션은 로컬 기반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방식을 적용해 데이터를 외부 서버로 전송하지 않고도 교사와 학생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록을 자동 생성하는 방식이다. 생성형 AI를 단순 활용하던 기존 방식보다 보안성과 편의성이 모두 강화됐다는 평가다.
업계는 공교육용 AI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했다고 분석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레이츠 리서치는 글로벌 교육용 AI 시장 규모가 올해 44억3000만달러(약 6조원)에서 2033년 724억5000만달러(약 99조원)로 16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교사의 본질적 교육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AI 동반자’가 공교육의 새로운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기업들은 교육청과의 협력 확대를 통해 전국 단위 확산을 노리고 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공교육 시장은 기술 기업 입장에서 안정적인 확장성이 있는 영역”이라며 “단순 편의성을 넘어 교육 효과와 보안 신뢰성을 동시에 입증하는 기업이 앞으로 시장을 선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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