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약금 면제' SKT, 연간 매출 8000억 감소 예상…마케팅비 부담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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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SKT 본사에서 열린 ‘책임과 약속’ 기자 간담회에서 SKT 유영상 CEO가 사과하는 모습[포인트경제] 최근 수년간 영업이익 성장을 보였던 SK텔레콤(SKT)이 해킹 사고로 인해 고객들에 대한 유심 무상 교체와 계약 해지 위약금 면제 결정 등으로 6년 만에 영업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CEO가 4일 오후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에서 사이버 침해 사고 관련 입장과 향후 계획을 발표하기 전 고개를 숙이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유영상 SK텔레콤 CEO가 4일 오후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에서 사이버 침해 사고 관련 입장과 향후 계획을 발표하기 전 고개를 숙이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7일 SKT는 최근 위약금 환급 결정을 내리면서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이 당초 예상보다 8000억원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5000억원 규모로 추진하는 사이버 침해사고와 관련한 고객감사 패키지와 시장상황 등을 반영한 결과로 SKT는 올초 17조8000억원으로 예상했던 연간 매출액을 17조원으로 변경했다. 영업이익 또한 전년 대비 개선될 것이라는 가이던스를 전년 대비 감소로 수정했다.

증권업계에서도 SKT의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유진투자 증권은 올해 연간 영업이익을 1조2750억원, NH투자증권과 IBK 증권은 각각 1조940억원, 9940억원으로 보다 보수적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도 올해 SKT의 연간 영업이익을 1조9000억원 예상에서 1조3380억원으로 수정했다.

SKT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조8736억원 대비 28.6~46.9%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4일 SKT는 가입자 유심 정보 해킹 사실에 대한 책임이 회사에 있어 위약금을 면제해 줘야 한다는 정부 조사 결과를 수용했다.

SK텔레콤 이용 약관에는 위약금 면제 조건으로 ‘회사 귀책 사유’가 명시돼 있는데 앞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CEO)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에서 1인당 환급해줄 위약금을 평균 최소 10만원으로 설정하면 매출까지 고려해 3년간 7조원 이상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SK텔레콤이 지난 4월 발생한 해킹 사태 이후 약정 해지 가입자에 대한 위약금 면제를 결정한 가운데 7일 서울 시내의 한 LG유플러스 매장에 SK텔레콤 위약금 면제를 안내와 홍보 문구가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SK텔레콤이 지난 4월 발생한 해킹 사태 이후 약정 해지 가입자에 대한 위약금 면제를 결정한 가운데 7일 서울 시내의 한 LG유플러스 매장에 SK텔레콤 위약금 면제를 안내와 홍보 문구가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위약금 면제 결정 발표 전날만 해도 번호이동 이탈자는 5000명이 채 안 됐지만, 발표한 지난 5일에만 1만660명이 경쟁사로 번호이동(알뜰폰 제외)했다. 모든 이탈자에게서 위약금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4월 22일 SK텔레콤이 해킹 사고를 발표한 이후부터 이달 5일까지 총 67만9433명이 KT, LG유플러스로 이탈했다.

위약금 환급금은 올해 2분기나 3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회사 입장에선 굉장히 큰 손실이 예상되지만 중장기적으로 주주와 회사를 위한 이익이라고 이사회에서 판단했다"며 "위약금이나 보상, 정보보호 투자 등은 안하면 당장의 실적은 좋겠지만 고객이 우리를 신뢰하지 않으면 고객이 떠나게 되고 그럼 실적이 갈수록 안 좋아져 결국엔 주주, 회사 모든 부분에서 나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 2600개 대리점은 정부의 행정지도에 따라 5월 5일부터 6월 23일까지 신규영업을 중단하고 유심 교체 작업에 몰두했는데 보상으로 해당 기간 동안 각 대리점의 예상 판매량을 추산해 건당 15만원을 이달 말께 지급하기로 했다. 매장 월세와 인건비 등도 별도로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증권가에서는 SKT가 유심 교체로 약 1800억~2000억원이 소요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위약금 면제 기간 동안 이탈이 예상되는 가입자 방어로 마케팅 비용 부담과 함께 이통사간 단말기 보조금 경쟁을 제한하던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이 폐지되고 곧 삼성전자의 하반기 플래그십폰인 갤럭시 Z 폴드·플립7이 출시되면 출혈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이 지난 4월 발생한 해킹 사태 이후 약정 해지 가입자에 대한 위약금 면제를 결정한 가운데 7일 서울 시내의 한 SKT 매장에 '고객 감사 패키지' 안내가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SK텔레콤이 지난 4월 발생한 해킹 사태 이후 약정 해지 가입자에 대한 위약금 면제를 결정한 가운데 7일 서울 시내의 한 SKT 매장에 '고객 감사 패키지' 안내가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이번 주부터 통신사 간 가입자 유치 경쟁이 본격적으로 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SKT는 위약금 면제로 대규모 가입자 이탈이 유력한 만큼 기존 고객을 붙잡고 신규 고객을 끌어오기 위한 고객 보상안에도 약 5000억원을 쏟아붓기로 결정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조사 결과에 따른 과징금 부과 여부도 불확실한 요인으로 남아있다. 개보위는 지난해 7월 약 30만건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킨 LG유플러스에 6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는데 증권가에서는 이번 SKT의 과징금이 최대 5천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언급되기도 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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