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잠실 김경현 기자] "대선배의 은퇴식 날 역전승을 거둔 만큼 오늘은 1승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본다"
두산 베어스가 김재호를 웃으며 떠나보냈다. 조성환 감독대행도 선수들의 활약에 미소를 금치 못했다.
두산은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T와의 홈 경기에서 8-7로 승리했다.
이날 두산은 '천재 유격수' 김재호의 은퇴식을 진행했다, 초반 KT에 끌려갔지만, 8회 대역전극을 통해 '레전드'의 마지막을 더욱 뜻깊게 장식했다.
김재호는 6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1회 2사까지 그라운드에서 후배들과 호흡했고, 마지막 아웃을 남기고 '슈퍼루키' 박준순과 교체됐다. 김재호는 박준순과 뜨거운 포옹을 나눈 뒤 '52번' 유니폼을 선사했다.
두산 관계자는 "52번 유니폼의 대관식 개념으로 박준순과 교체했다"면서 "선발 라인업 포함과 이닝 중 교체, 그리고 유니폼 교환식까지 모두 조성환 대행의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경기는 쉽지 않았다. 8회초까지 3-6으로 열세였다. 선발 최승용은 4이닝 6피안타 2볼넷 3탈삼진 4실점으로 조기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박신지와 박치국이 각각 1실점을 내줬다.


패색이 짙던 그 순간, 타자들이 힘을 냈다. 8회말 선두타자 정수빈이 볼넷을 얻었다. 케이브의 안타에 이어 양의지가 1타점 적시타를 뽑았다. 무사 1, 2루에서 김재환이 역전 스리런 홈런을 신고했다. 김재환의 시즌 8호 홈런. 이어 박준순이 상대 유격수 포구 실책을 틈타 출루했다. 오명진의 안타로 무사 1, 3루가 됐다. 강승호의 6-4-3 병살타 때 3루 주자 박준순이 홈을 밟았다.
9회초 김택연이 승리를 지키기 위해 등판했다. 3연투지만 김재호를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2사 이후 몸에 맞는 공, 볼넷, 안타를 맞고 1실점했다. 대타 강현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종료 후 조성환 대행은 "천재 유격수의 기운이 우리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다. 경기 후반까지 누구도 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대선배의 은퇴식 날 역전승을 거둔 만큼 오늘은 1승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본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김재환이 김재환다운 스윙으로 결정적인 홈런을 때렸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을 텐데 이 홈런을 계기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조성환 대행은 "불펜들도 모두 수고 많았다. 박신지, 이영하, 박치국, 김택연이 팀을 위해 값진 투구를 해줬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이날 잠실은 23750명의 관중으로 가득 찼다. 시즌 19번째 매진. 조성환 대행은 "무더운 날씨에도 끝까지 응원해 주신 만원 관중 팬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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