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제주도 중문관광단지 인근에 위치한 5성 호텔 ‘히든 클리프 호텔&네이쳐(이하 히든 클리프 호텔)’의 위생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달 23∼24일 제주도 히든 클리프 호텔에 숙박을 했다는 여행객 A씨는 “호텔 야외수영장을 이용하면서 위생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A씨가 목격한 히든 클리프 호텔 야외수영장의 모습은 눈을 의심케 했을 정도다. 비치체어가 설치된 데크 곳곳에 누런 물때와 비치체어 아래에 검은 때, 그리고 비치체어에 새똥이 묻어 있고, 풀 사이드 바 테이블 아래에는 지렁이 사체가 나뒹굴고 있었다.
A씨의 말에 따르면 히든 클리프 호텔에 체크인을 한 투숙 첫날 본 이 광경은 체크아웃을 하는 투숙 이튿날 오전까지도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그는 “부대시설 관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런 곳이 5성 호텔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사실상 야외수영장에 물만 채워두고 소독약 뿌리면서 방치하는 수준으로 느껴질 정도”라고 지적했다.

호텔업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내 호텔업계 관계자는 “매일 오전 실내·야외수영장 오픈 전 데크 청소를 비롯해 수질청소를 진행하고, 내부적으로 일일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업장(수영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수질관리 현황 표기도 하고 있다”며 “또 하루 3회 브레이크 타임 때도 수시로 데크와 수영장 내부 청소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수영장은 어린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는 고객들이 적지 않아 위생 관리에 소홀할 수가 없다”며 “고객들이 투숙 간, 시설 이용 간에 불편이 없도록 청소는 수시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히든 클리프 호텔에 대해 “야외수영장 하나만 내걸고 영업하는 호텔이 수영장 시설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 서귀포시청 관광진흥과에서는 “호텔 관리 운영 차원에서 현장에 방문해 점검을 한 후 시정조치를 해줄 것을 요구하겠다”면서도 “히든 클리프 호텔 야외수영장은 호텔 외 손님을 받지 않고 투숙객들만 이용할 수 있는 호텔의 부대시설로, 체육시설로 등록되지 않아서 처벌 관련 조항을 적용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호텔의 수영장이 체육시설로 등록되지 않았다면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체육시설법)이나 시행규칙 등을 적용할 수 없어 수영장의 위생 관리가 미흡하더라도 과태료나 벌금을 부과할 수 없다.

히든 클리프 호텔 관계자는 야외수영장 위생 관리 미흡과 관련해 “매일 아침 청소를 하고 있으며 오후 2∼3시 브레이크 타임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시간대에도 수중 정비나 이용객들이 걸어 다니는 데크도 청소를 진행한다”면서 “썬베드를 전부 걷어내고 진행하는 왁싱 청소는 주 1회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 바닥 타일이 조그마한 때가 끼더라도 크게 부각이 되는 소재라서 현재 타일 재시공 등을 검토 중”이라며 “우리 호텔 주변에는 풀숲, 원시림이 위치하고 있는데 벌레가 유입되는 것을 100% 차단할 수는 없는 게 현실”이라고 항변했다.
히든 클리프 호텔은 지난 2016년 7월 개관해 햇수로는 올해 10년째에 접어들었다. 개관 만 9년을 넘긴 호텔인 만큼 시설이 낙후되고 보수가 필요한 부분이 생겨나는 점은 어쩔 수 없다. 다만 위생과 관련한 부분은 호텔 오픈 시기, 운영 기간 등과는 전혀 무관한 만큼 히든 클리프 호텔 측이 개선해야 하는 부분으로 평가된다.

한편, 서귀포시청에서는 지난 1일 히든 클리프 호텔을 방문해 야외수영장 위생 점검을 실시했다. 다만 호텔에 방문하기 전 서귀포시청 관계자가 호텔 측에 연락해 방문을 미리 고지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사실상 호텔 측이 수영장을 청소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는 것으로 볼 수 있어 다소 이해하기 힘든 대목으로 비쳐진다.
또한 한국관광협회중앙회에서 진행하는 호텔등급심사에는 호텔 실내외 야외수영장의 위생과 관련한 항목이 포함되지 않은 점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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