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대통령과의 타운홀미팅 후폭풍을 겪고서 처음엔 억울하고 섭섭한 마음이 컸지만 차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공직자들도 억울하고 섭섭한 일이 참 많았겠구나"
7월1일 오전 9시30분, 광주시청 대회의실. 민선 8기 4년 차의 시작을 알리는 정례조회에서 강기정 광주시장은 눈시울을 붉히며 3년의 소회를 풀어놓았다.
마치 한 편지처럼 조곤조곤 이어진 발언은 공직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시장 혼자 열 걸음보다 여러분과 함께 한 걸음이 더 소중합니다." 강 시장은 이 말로 조회를 시작했다. 이어지는 발언은 회고와 고백, 그리고 다짐으로 가득했다.
강 시장은 최근 광주시정의 악재를 일일이 언급했다. 호남고속도로 확장 논란, 시청 압수수색, 지방채 발행 논란, 버스 파업, 지하철 공사 지연, 그리고 대통령과의 타운홀 미팅 후폭풍까지.
"지난 한 달, 광주를 향한 국민의 기대가 한순간에 실망으로 바뀌는 듯해 참담했다"며 "성과가 부정되는 상황에서 억울하고 섭섭한 마음이 컸다"고 털어놓았다.
"그런데 곧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겠구나. 여러분도 시장 앞에서 머리가 하얘졌던 순간이 있었을 것이고, 말 못 할 속사정에 마음 졸였을 테고, 동료 앞에서 면이 안 서거나, 시장의 권위 때문에 반박조차 못한 일들이 있었을 겁니다."
그는 "그런 여러분의 마음을 제가 충분히 살피지 못했어요. 미안합니다. 그리고, 묵묵히 따라줘서 정말 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다. 장내는 조용했고, 이내 강 시장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성과도 빠짐없이 언급됐다. 전국 최초의 이태원 참사 명칭 변경, 야간 당직 폐지와 AI당지기 도입, 가뭄 극복, 골목경제상황실 등 시민 체감형 정책이 줄을 이었다. "국회 광주의 날, 대선공약 서울상황실 등을 통해 국비 확보와 공약 반영도 타 지자체보다 뛰어났다"며 "그 중심에는 여러분이 있었다"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그는 "성과를 냈음에도 인정을 못 받았다는 직원들의 하소연이 이해된다"며 "그 마음을 이제야 안다. 저도 요즘 비슷한 감정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앞으로의 방향도 제시했다. 군 공항 이전은 대통령실의 TF에 발맞춰 광주시-상공회의소-민주당 시당이 함께하는 지원 기구를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도로개방이 지연된 도시철도 2호선은 연말까지 반드시 완공하겠다고 다짐했고, '더 현대 광주' 복합쇼핑몰은 7월 8일 착공보고회를 개최하며, 연내 신세계 복합화도 본격 추진한다.
미래 먹거리로는 AI를 다시 강조했다. "AI 2단계 예타면제를 7월 중 반드시 이끌어내겠다. 그리고 국가AI컴퓨팅센터는 광주가 가져가야 한다"며 AI 미래모빌리티 신도시 조성도 예고했다.
작은 변화도 소개됐다. "매일 아침 7시30분 시작되던 메시지 회의, 상황보고, 간부 차담 등 회의를 줄이고 늦추겠습니다. 오늘부터 바로 시행했습니다." 이 같은 변화에 공직자들은 따뜻한 박수를 보냈다.
조회의 마지막은 유쾌했다. 옆자리 공직자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이제 함께 한 걸음씩 갑시다"라는 말로 마무리했다. 다소 침체돼 있던 조직 분위기를 다시 띄우려는 시도의 일환이었다.
강 시장은 마지막으로 "적극적으로 일하는 공직자가 억울하지 않도록 방파제가 되겠다"며 "우리는 멈출 수 없다. 민주주의로 대한민국을 지킨 광주가, 이제는 더 풍요롭게 잘 살 수 있도록 앞으로도 치열하게 뛰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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