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DX' 운명 바뀌나…신임 국방장관 지명에 방산업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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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의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조감도(왼쪽)와 한화오션의 KDDX 최첨단 수상함 함정모형. /각 사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정부가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국방부 장관 후보로 지명하면서, 1년 넘게 지연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3일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뒤 국회 국방위원회에 들어가 14년가량 국방위에서 활동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국방부 장관이 방위사업청의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도 겸하는 만큼, 안 후보자가 국방부 장관에 공식 임명이 될 경우 KDDX 사업방식 논의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DDX는 오는 2030년까지 선체와 이지스 체계를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첫 국산 이지스구축함 사업이다. 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하며, 총 규모는 7조8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당초 KDDX는 지난 2023년 12월 기본설계 완료 이후 지난해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었으나,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법적 분쟁으로 1년 이상 지연됐다.

HD현대중공업은 KDDX 기본설계를 담당한 자사가 관행대로 상세설계 및 건조함까지 맡는 '수의계약'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화오션은 KDDX 사업자 선정 방식은 원칙적으로 경쟁입찰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대승적 차원에서 양사 공동계약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규백 의원실

최태복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상무는 지난달 28일 부산에서 열린 '해양방위산업전(MADEX·마덱스) 2025' 현장에서 "저희들은 기본 설계를 했고 이미 모두 준비가 돼 있기 때문에 사업을 계약을 하는 순간 바로 상세설계에 들어갈 수가 있다"며 "시간의 갭(차이)을 최대로 단축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저희들 HD현대중공업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어성철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장 사장도 KDDX 관련 질문에 "HD현대와 한화가 각자 보유한 기술의 특장점이 있다"며 "이를 공유면서 공동개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두 업체의 강경한 입장 차에 방사청은 사업자 선정 결정을 계속해서 미루며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방추위는 지난 3월과 4월 방위사업기획관리 분과위원회를 열고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방식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방사청은 KDDX 건조 사업 추진방식을 놓고 수의계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지만, 방추위 소속 민간위원들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난항을 겪고 있다. 방추위 위원은 군과 정부 위원 19명, 민간위원 6명 총 25명으로 구성됐는데, 그중 민간위원들이 "올해 초 산업부가 양사를 '복수 방산업체'로 지정했기 때문에 경쟁입찰을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 의견이 갈리자 방사청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간 상생협력 방안 마련을 위해 두 업체와 접촉했으나, 양측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결론 시점을 대선 이후로 연기했다. 현재 방사청은 사업자 선정 과정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KDDX 관련 자료를 국방부 전력정책관실에 전달하고, 사업 추진 방안 전반에 대한 검토를 요청한 상태다.

다만 안 후보자가 이전부터 KDDX 사업 방식을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입찰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해오고 있어 혼란이 가중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결정이 계속 미뤄질 경우 한국 해군의 전력 강화는 물론, 국내 조선업의 경쟁력 제고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 안 후보자가 장관에 취임하면 KDDX 추진 방식에 대한 이견을 신속히 조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DDX는 국내 방산 시장에서 중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선정 방식이 길어질수록 국가적 손실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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