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타석부터 너무 치고 싶었다" 눈에 보이던 천성호의 조급함, 왜 이렇게 안타를 원했나? [MD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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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천성호./수원=김경현 기자

[마이데일리 =수원 김경현 기자] "첫 타석부터 너무 치고 싶었다"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게 된 천성호가 이적 후 첫 경기에서 '친정' KT 위즈를 상대로 안타를 쳤다. 경기 내내 천성호는 눈에 띄게 조급해 보였다. 경기 끝나고 그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천성호는 26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에 7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득점를 기록했다.

지난 25일 트레이드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LG는 왼손 임준형을 내주고 KT로부터 천성호와 포수 김준태를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LG는 "천성호 선수는 타격과 주루 능력이 우수하고, 현재 2군 타격 성적이 좋아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 가능한 내야수이다. 또한 성장 가능성이 높고, 추후 주전 역할이 가능한 선수로 팀의 기존 젊은 선수들과 건강한 경쟁을 통해 동반 성장할 것"이라고 트레이드 이유를 설명했다.

트레이드 직후 곧장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비로 취소된 25일 경기 역시 염경엽 감독은 '선발' 천성호를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성호-김준태-임준형(왼쪽부터)./마이데일리2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5 프로야구 KBO리그' LG트윈스와 한화이글스의 경기. LG 염경엽 감독이 2-1로 승리한 뒤 박수를 치고 있다./마이데일리

경기 전 염경엽 감독은 "왔으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천성호는 당분간 1루, 3루, 2루를 오간다. 오지환이 돌아오면 1루와 3루 위주로 출전할 전망. 염경엽 감독은 외야수 출전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LG 유니폼을 입은 첫 타석은 범타였다. 2회 주자 없는 2사에서 천성호가 타석에 들어섰다. 천성호는 타격에 앞서 '친정' KT 팬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초구 148km/h 투심은 파울. 2구 높은 커터는 골라냈다. 3구 몸쪽 138km/h 커터를 때려 2루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두 번째 타석은 타구를 외야로 보냈다. 5회 선두타자로 등장한 천성호는 소형준과 6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쳤다. 초구 루킹 스트라이크와 파울로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지만, 특유의 컨택 능력으로 끝까지 따라붙었다. 다만 1-2 카운트에서 6구 투심을 때려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세 번째 타석도 타구가 내야에 갇혔다. 6회 2사 1루에서 소형준이 흔들려 3-1 유리한 카운트를 점했다. 소형준은 5구로 체인지업을 구사했고, 천성호가 타이밍을 빼앗긴 채로 공을 건드렸다. 2루수 뜬공으로 이닝 종료.

네 번째 타석에서 진가를 드러냈다. 팀이 2-3으로 뒤진 9회초 천성호가 선두타자로 나타났다. 상대는 '마무리' 박영현. 박영현의 초구 직구가 높게 들어왔고, 천성호가 이를 놓치지 않고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뽑았다. 구본혁의 보내기 번트로 1사 3루. 박해민도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쳤다. 신민재 타석에서 폭투가 나왔고, 천성호가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천금 같은 동점 득점. 이어 신민재가 내야를 넘기는 역전 1타점 적시타를 뽑았다. 유영찬이 9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아 LG가 4-3으로 승리했다.

LG 유니폼을 입은 천성호./수원=심혜진 기자

경기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천성호는 "솔직히 첫 타석부터 너무 치고 싶어서 힘이 많이 들어갔다. (박)해민이 형이 오셔서 '친정 팀 상대로 너무 잘하고 싶어 보인다. 가볍게 쳐라'라고 해주셨고, (김)현수 형도 '가볍게 쳤으면 좋겠다'고 말씀해 주셔서 타석 지나면서 편하게 쳤다"고 밝혔다.

천성호는 "너무 안타를 치고 싶었다. 빨리 하나를 쳐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좋은 카운트에서도 타구가 좋지 않다 보니 더욱 혼자 쫓겼다"며 "마지막 타석에서 '놓치면 어쩔 수 없다. 직구만 보고 치자'는 마음으로 들어갔다"고 답했다.

왜 이렇게 잘하고 싶었을까? 천성호는 "LG 와서 첫 안타 나오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KT라서 더 잘하고 싶었던 것도 있다. 두 가지가 겹치다 보니 더욱 그랬던 것 같다"면서 "잘하라고 보내주셨는데 못하면 보내준 사람도 속상할 것 아닌가. 그렇게 보답할 수 있어서 참 좋다"고 했다.

점심 먹기 전 선발 출전 사실을 알았다. 천성호는 "(라인업이) 점심 먹기 전 올라왔다. (구)본혁이 형이 룸메이트인데 '떨린다. 잘하고 싶다'라고 했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LG에서 어떤 선수가 되고 싶을까. 천성호는 "LG라는 팀에 민폐만 안 끼치는 선수가 되고 싶다. 그러면 잘하고 있다는 증거니까. 데려오길 잘했다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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