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조윤찬 기자 크래프톤이 인수한 일본 종합광고회사 ADK그룹은 지난해 매출이 1조원이 넘는다. 이번 인수는 애니메이션 등 사업 다각화 일환이다. 향후 ADK의 애니메이션 분야 역량을 활용한 글로벌 콘텐츠 사업이 주목된다.
◇ 김창한 대표 “글로벌 콘텐츠 사업 기회 발굴”
ADK그룹에는 ADK 마케팅 솔루션즈, ADK 크리에이티브 원, ADK 이모션즈 등이 있다. 이 가운데 ADK 이모션즈가 콘텐츠 사업을 담당한다. 크래프톤은 24일 지주사 ADK홀딩스의 지배기업인 BCJ-31의 지분 100%를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ADK그룹 또한 홈페이지에 인수 내용을 알렸다.
공시에 따르면 BCJ-31은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이 1조1,616억원이다. ADK그룹은 크래프톤의 연결 계열사가 된다. 김창한 대표는 지난 2월 실적발표에서 “게임 부문만으로 5년 내 매출 7조원, 기업가치 2배를 달성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연결기준 2조7,098억원의 연간 매출을 기록했다. 이번 인수는 사업 다각화 노력의 일환으로, 게임 매출 7조원 목표를 위한 게 아니다.
ADK는 광고사업으로는 잠재고객을 끌어들이고,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 사업으로는 IP(지식재산권) 팬을 확대하는 데 주력한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ADK와의 협업을 통해 게임과 애니메이션 간 다양한 접점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양사의 강점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글로벌 콘텐츠 사업의 새로운 기회를 함께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며 인수 이유를 설명했다.
향후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등의 게임 IP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는 것도 기대된다. 글로벌 흥행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는 애니메이션 ‘아케인’으로 제작돼 넷플릭스 등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애니메이션화는 IP 소비를 게임 이외의 콘텐츠 시장에서도 가능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 어느 IP 협업하나… ADK, 애니메이션 IP 소유하지 않아

ADK는 300편 이상의 애니메이션 제작위원회에 참여했다. 크래프톤이 애니메이션 IP를 게임화하는 방향도 주목된다. 최근 작품으로는 ‘켄간 아슈라’ 시즌2 파트2가 있고, 도라에몽, 원피스, 짱구 등 유명 일본 애니메이션에도 ADK가 공동 투자자로 참여했다. 하지만 ADK는 해당 애니메이션 IP를 소유한 게 아니다. 이에 크래프톤은 ADK가 참여한 어느 IP와 협업한다고 알리지 못하는 중이다.
다른 국내 게임사 넷마블은 ‘나 혼자만 레벨업’ 웹툰을 게임으로 만들어 글로벌 흥행했다. 넷마블은 ‘나 혼자만 레벨업’ 애니메이션 제작위원회에도 참여했다. ‘나혼렙’ IP는 게임, 웹툰,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영향력을 넓혔다.
기존에도 크래프톤은 애니메이션과 접점을 늘렸다. 최근 크래프톤은 ‘배그 모바일’에 일본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 콜라보 콘텐츠를 추가했다. 이용자가 거인으로 변해 전투에 참여할 수도 있다. 또한 지난 4월 ‘장송의 프리렌’ 등장인물 스킨을 ‘배그 모바일’에서 선보였다.
하나증권의 이준호 연구원은 25일 보고서에서 “ADK 인수를 기점으로 일본 게임·콘텐츠 시장에 본격적인 진출을 예상하며, 향후 일본 게임사 등 추가 M&A(인수합병)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일본 게임사 M&A 전망에 대해 크래프톤 측은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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