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커녕 빚도 못 갚아" 취약 자영업자 연체율 12년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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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경기 둔화 여파로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이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한국은행(이한 한은)은 채무조정과 재취업 지원 등 미시적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은이 25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12.24%로 지난 2013년 2분기(13.5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취약 자영업자는 다중 채무자이면서 저소득이거나 저신용인 차주를 말한다. 대출 연체는 1개월 이상 원리금이 연체된 경우를 기준으로 한다.

전체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88%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5년 1분기 말(2.05%) 이후 1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자영업자의 은행 대출 연체율은 0.53%로 지난 2013년 2분기 말(0.60%) 이후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은행 대출 연체율은 3.92%로 나타났다. 이 역시 지난 2015년 3분기 말(4.60%)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았다.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67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지난 2022년 하반기 이후 증가세가 둔화하는 흐름이다. 이 중 은행 대출은 641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비은행 대출은 425조7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1.5% 증가했다. 연체율은 비은행(3.92%)이 은행(0.53%)보다 월등히 높았다.

한은은 자영업 가구의 재무 구조를 두고 '유동성 리스크에 취약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자영업 가구는 금융부채가 금융자산보다 2900만원 많은 순부채 상태다. 금융자산 비중도 전체 자산 중 16.5%에 그쳐 비자영업 가구(24.0%)보다 낮았다.

지난해 기준 자영업 가구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은 2600만원으로 비자영업 가구(1900만원)보다 약 40% 많았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34.9%로 비자영업 가구(27.4%)보다 현저히 높았다.

자산과 소득 측면 모두에서 상환 능력이 부족한 고위험 자영업 가구는 전체의 3.2%를 차지했다. 금융부채 기준 고위험 가구 비중은 자영업 가구가 6.2%로, 비자영업(4.4%)보다 높았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자영업자의 이자상환부담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서비스업 경기 부진 등으로 소득 회복이 더딘 점은 자영업 가구의 채무 상환능력 개선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영업자의 상환능력과 경영상황 등 개별 여건을 고려해 필요 시 채무조정과 함께 재취업 지원 등 소득 회복을 위한 미시적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서 고려되는) 민생회복 지원금은 소비 진작에 따른 매출 증대, 서비스 경기 개선을 통해 자영업 전반 소득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소상공인 재기 지원 대책도 장기 연체 채권 소각 등을 통해 취약 자영업자 회생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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