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신 "20여년 전 소장 60cm 잘라내"… 만성 질환 '이 질병' 10년새 MZ 환자 수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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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 SNS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최근 가수 윤종신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염증성 장질환인 ‘크론병’으로 인한 복통을 호소하면서 생소한 이 질환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윤종신은 해당 게시글에서 “오랜만에 크론 복통이 왔다. 라운딩 일행들과 식사 못하고 그냥 왔다. 오해 마시길… 크론은 항상 이렇게 찾아온다”라고 밝혔다.

이어 “네가 날 찾아온 건 30여년 전, 크론이란 너의 이름을 안지는 20년 전, 이젠 친구 같다. 고약한”이라며 30년에 걸친 긴 투병 생활을 묘사했다.

앞서 윤종신은 지난 2012년 SBS 예능 프로그램 ‘힐링캠프’에서 자신의 크론병 투병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그는 “2006년 확진받고 수술까지 받았다. 소장이 너무 좁아져 60cm를 잘라냈는데, 염증이 세 군데나 있었다더라"며 "중학교 때부터 이유 모를 복통과 설사를 겪었고, 90년대 시절 마른 몸도 다 이 병 때문이었다"고 고백했다.

한 번 발병하면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 장질환 크론병. 아직은 낯설지만,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크론병, 젊은 층에서 증가…10년 새 환자 수 2배= 염증성 장질환은 크게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으로 나뉜다.

크론병은 궤양성 대장염과 달리 입부터 항문까지 소화관 전반에 걸쳐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장의 모든 층에 염증이 침범하는 것이 특징이다. 병변은 군데군데 불규칙하게 나타나며, 일정한 부위에 국한되지 않고 퍼지는 양상을 보인다.

염증이 심해질 경우, 장이 좁아지는 협착, 고름이 고이는 농양, 장기 사이에 비정상적인 통로가 생기는 누공 등 다양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합병증은 상황에 따라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해질 수 있다.

크론병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과 환경 요인,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으로 인한 과도한 면역반응이 주된 원인으로 거론된다.

현재까지 이 질환과 관련된 유전자는 300개 이상 확인됐다. 식이 습관, 흡연, 대기오염 등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론병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젊은 나이에 발병하는 질환이라는 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크론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3만3238명으로, 2013년(1만6138명)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환자 절반 이상은 20~30대였다. 학업이나 사회활동이 가장 활발한 이 시기에 크론병이 발병하면 일상생활 전반에 큰 지장을 주고, 신체적·정신적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대한장연구학회가 2017년 염증성 장질환 환자 59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를 보면, 93.2%가 ‘질환으로 인해 학업이나 업무, 가사에 지장을 받는다’고 응답했다. 학교나 직장에서 부정적인 시선을 느낀다는 응답도 73.7%에 달했다. 현재 직장이나 학교에 다니지 않는 응답자의 76.2%는 질환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거나 학업을 중단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증상이 심해 업무나 학습을 지속할 수 없었다는 응답(76.6%)이 가장 많았다. 또한 회사가 퇴사를 권유한 경우(8.6%),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될까봐 스스로 그만둔 경우(7.0%)도 있었다.

이처럼 크론병은 단순한 장 질환을 넘어, 환자 일상과 사회생활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더욱이 만성 질환 특성상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해 환자 개인뿐 아니라 사회 전반의 의료비 부담 역시 함께 커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

◇ "특별한 원인 없이 설사, 복통, 혈변 지속된다면 염증성 장질환 의심해야"= 크론병 주요 증상으로는 복통, 만성 설사, 혈변, 체중 감소 등이 있다.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활동기)와 그렇지 않은 시기(관해기)가 반복된다. 증상은 환자마다 종류와 정도가 다양하다.

복통은 주로 오른쪽 하복부에서 발생하며, 전체 환자의 약 85%에서 설사가 보고된다. 체중 감소는 환자의 약 3분의 1에서 나타나고, 이외에도 오심, 구토, 발열, 야간 발한, 식욕 부진, 전신 쇠약감, 근육량 감소, 직장 출혈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또한 입안의 점막, 식도, 위에도 염증이 생길 수 있으며, 급성으로 나타나는 경우 체온 상승과 함께 백혈구 수치가 증가한다.

진단은 임상 진찰과 함께 다양한 검사로 알 수 있다. 혈액 검사를 포함해 소장·대장의 X선 촬영, 바륨 조영술, 대장내시경, S상 결장경 검사를 통해 장 내 염증의 범위와 양상을 확인한다. 초음파나 CT는 농양(염증으로 생긴 고름 주머니의 유무) 여부나 다른 질환과의 감별에 유용하며, 대변 검사를 통해 염증이나 출혈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크론병 치료는 약물 중심으로 이뤄지며, 증상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접근한다. 초기에는 5-ASA(아미노살리실산), 면역조절제, 스테로이드 등이 사용되지만, 효과가 제한적이고 부작용 우려도 있어 장기 치료에는 한계가 있다.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바이오의약품)가 도입되며 치료 성과가 크게 향상됐다. 생물학적 제제는 염증 유발 인자인 종양괴사인자(TNF-α)나 인터루킨 등을 표적해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대표적인 TNF-α 억제제로는 인플릭시맙(제품명: 레미케이드·램시마), 아달리무맙(제품명: 휴미라), 골리무맙(제품명: 심퍼니)이 있으며, 염증세포의 장 점막 이동을 차단하는 베돌리주맙(제품명: 킨텔레스), 염증 유발 사이토카인을 억제하는 유스테키누맙(제품명: 스텔라라) 등도 크론병 치료에 사용된다.

아울러 경구 투여가 가능한 소분자 약제까지 등장해, 환자의 선택 폭과 치료 편의성 또한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황성욱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젊은 연령대에서 특별한 원인 없이 한 달 이상 설사, 복통, 혈변, 체중 감소가 지속된다면 염증성 장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며 “국내 크론병 환자의 경우 치루가 동반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잘 낫지 않는 치루가 있다면 반드시 크론병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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