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새 정부 첫 리쇼어링…친기업 李정부 재계 화답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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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조 단위의 대규모 설비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고자 중국 광저우 공장을 매각한 뒤 국내에 재투자하는 일종의 '리쇼어링' 투자를 결단한 것이다. LG디스플레이의 이번 투자를 두고 한국 제조업의 위상을 재건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새 정부의 차원의 '경제 살리기' 기조에 맞춘 국내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 OLED 기술 경쟁력 성장 기반 강화를 위해 1조2600억원 규모의 설비 투자를 단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투자는 미국의 제조업 강화 기조로 국내 생산기반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OLED 신기술 적용을 위한 설비 등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세계 LCD 시장은 2028년까지 연평균 약 1% 성장에 그치는 반면 OLED는 같은 기간 5%씩 성장해 시장 규모가 지난해 533억1057만달러(약 76조원)에서 2028년 686억7500만달러(약 100조원)로 불어날 전망이다. 증가하는 OLED 수요에 선제 대응하고자 수익성 높은 저소비전력·고해상도 등 차세대 OLED 신기술 제품 양산을 위해 투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투자액 1조2600억원 중 7000억원 이상은 경기도 파주 지역에 집중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파주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 사업장은 대형·중형·소형 등 전 사업 분야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을 생산하는 첨단 대규모 산업단지다.

이번 투자는 지역 상권 소비 확산 등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와 파주시도 국가 전략 기술 분야 업종의 국내 복귀 지원 사격을 위해 행정적·재정적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디스플레이와 같은 국가 전략 기술 분야 업종은 국내 복귀 시 수도권 사업장당 최대 500억원(국비 200억원, 지방비 300억원)까지 투자 보조금이 지급된다. 지방비의 경우 경기도 90억원, 파주시 210억원인데 투자양해각서 체결에 따라 도비가 지출됨에 따라 도의회의 동의를 구하게 됐다. 최종 지원여부 및 규모 결정은 산업부 국내복귀 투자보조금 심의위원회 의결로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OLED 신기술 투자를 위해 중국 광저우 LCD 공장 매각 후 국내에 재투자하는 일종의 '리쇼어링'(국내 복귀)이라는 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한국의 기술 경쟁력 강화는 물론 또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과 동반 성장을 통해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견제하고 산업 생태계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를 진행했다. /대통령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이뤄진 LG그룹이 첫 조 단위 국내 투자의 물꼬를 트면서 새 정부의 차원의 '경제 살리기' 중대 과제가 본격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 정부가 핵심 공약으로 'AI 3대 강국'을 내세운 만큼 각 기업들이 내놓을 구체적인 AI 사업 전략과 첨단산업 투자 계획이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SK그룹·현대차그룹·LG그룹 등은 새 정부 출범과 맞물려 하반기 경영전략회에 돌입한 상황이다. 이번 회의를 통해 주요 대기업들이 새 정부 정책과 발맞춰 AI를 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전략과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는 만큼 대규모 투자 보따리를 풀어놓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미 AI 관련 민간 투자를 계획한 곳도 있다. SK그룹은 세계 1위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울산 미포 국가산업단지 부지에 100MW(메가와트) 규모 인공지능(AI) 전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 6만장이 투입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AI 전용 데이터센터로 2029년 2월까지 103MW 규모로 완공될 예정이다. SK그룹은 이달 중 출범식을 열고 오는 8월 기공식을 할 예정이다.

SK그룹은 AI와 첨단 반도체 등 국가 핵심 산업 육성에 기여한다는 계획 하에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가치사슬(밸류체인),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에너지 설루션 등 성장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도 앞서 3월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이와 별개로 올해 국내에서 연구개발(R&D) 부문과 경상 투자, 전략투자 등에 총 24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작년 대비 19% 이상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 중인 삼성전자도 조만간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13일 이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삼성은 AI와 반도체, 바이오 투자를 늘려가고 있는데 전통 산업에도 AI를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고임금 일자리를 더욱 창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대형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올해도 연간 시설투자와 연구개발 등 국내 투자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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