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러와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 에이스가 되기 위해.”
KIA 타이거즈는 2024시즌 통합우승을 차지했지만, 외국인투수의 부상도 잦았고 실패 케이스도 있었다. 에이스 제임스 네일과 윌 크로우 체제로 시작했다. 그러나 크로우가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꼬였다.

캠 알드레드, 에릭 라우어, 에릭 스타우트까지 무려 5명의 외국인투수가 KIA 유니폼을 입었다. 냉정하게 볼 때 네일을 제외한 4인방은 실패했다. 불펜의 물량이 워낙 좋고, 타선의 강력한 힘으로 외국인투수 약점을 메웠다.
따지고 보면 근래 KIA에서 외국인투수 2명이 모두 완주하며 좋은 성적을 낸 사례가 많지 않다. 2023시즌 숀 앤더슨, 아도니스 메디나 체제, 2022시즌 로니 윌리엄스, 션 놀린 체제는 완벽한 실패였다. 구위, 경기력 측면에서 네일 이전의 마지막 외국인 에이스는 2020년과 2021년에 뛴 애런 브룩스였다. 그러나 브룩스는 2021년 대마초 이슈로 퇴단했다.
KIA 외국인투수 듀오가 마지막으로 동반 10승을 거둔 게 2020년의 브룩스(11승)와 드류 가뇽(11승)이었다. 그 이전으로 역사를 거슬러 가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뛴 헥터 노에시가 46승을 따내며 에이스 역할을 확실하게 했다.
KIA의 21세기 최고의 외국인투수 듀오는 역시 2009년 통합우승을 견인한 아귈레노 로페즈와 릭 구톰슨이었다. 두 사람은 각각 14승과 13승을 따냈다. 2017 통합우승을 이끈 헥터와 양현종은 나란히 20승을 따냈으나 팻딘이 9승에 불과했다.
어쩌면, 올해 네일과 올러는 KIA 역사에 이름을 남길 만한 걸출한 외국인투수 듀오일 수도 있다. 네일은 15경기서 5승2패 평균자책점 2.57, 올러는 14경기서 6승3패 평균자책점 3.25. 2020년 이후 5년만에 외국인 10승 듀오 탄생이 유력하다.
두 사람은 결정구(네일 스위퍼, 올러 슬러브)가 확실하고 커맨드가 핀 포인트 수준까지는 아니어도 상당히 좋은 수준이다. 지금도 계속 발전한다. 네일은 킥 체인지업을 연마 중이며, 서클체인지업의 위력도 더 좋아졌다. 올러는 슬러브만 고집하지 않고 스위퍼를 배우고 있다.
네일은 15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을 마치고 “올러와는 어떻게 보면 선의의 경쟁을 계속하고 있고 서로 에이스가 되기 위해 좋은 경쟁 관계를 굉장히 잘 유지하고 있다”라고 했다. 1선발급 외인이 2명인 팀의 장점이다.
특히 네일은 KIA에 대한 로열티가 엄청나다. 인성이 좋다는 칭찬도 자자하다. 그는 “지금은 7위지만, 언제든 치고 올라갈 수 있다고 믿는다. 계속 팀원들을 격려하고 응원한다. 올 시즌 아쉽게 지는 경기가 많은데, 어떻게 보면 우리가 좀 더 노력하면 뒤집을 수 있다는 뜻이다. 계속 응원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네일은 투구내용에 비해 타선의 득점지원이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네일은 “그런 것도 야구의 일부분이다. 모든 선수가 이기고 싶어 하는 마음이 크다. 내 역할은 상대가 점수를 못 내게끔 하는 것이고, 언젠가 야수들도 점수를 많이 내줄 수 있을 것이라고 항상 믿는다”라고 했다.

KIA는 이런 외인투수 조합을 보유할 때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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