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추추트레인' 추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시작한 커리어를 만원관중이 들어찬 KBO리그에서 마침표 찍었다.
SSG 랜더스는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0차전 홈 맞대결을 통해 추신수 구단주 보좌 및 육성총괄의 은퇴식을 진행했다.
부산고를 졸업한 뒤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간 추신수는 2005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現 가디언스),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통산 16시즌 동안 1652경기에 출전해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 타율 0.275 OPS 0.824를 기록한 뒤 빅리그 생활을 마치고 KBO리그로 복귀했다.
추신수는 SSG에서 지난 4시즌 동안 439경기에 396안타 54홈런 타율 0.263 OPS 0.812의 성적을 남겼다. 그리고 지난해 갖지 못한 은퇴식을 이날 롯데전을 통해 진행했다. 현재 추신수는 현역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은 뒤 구단주 보좌역 겸 육성총괄이라는 직책으로 제2의 인생을 펼쳐나가고 있다.
이날 추신수는 경기에 앞서 사인회를 통해 오랜만에 팬들과 교감을 나눴다. "얹혀간다"는 표현을 썼지만, 추신수는 취채진과 인터뷰에서 바쁜 시간을 내서 SSG랜더스필드를 가득 메워준 팬들을 향해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날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아드리안 벨트레와 '163승'의 콜 해멀스가 추신수의 은퇴를 축하하기 위해 인천을 찾았고, 추신수의 가족이 시구·시타·시포 행사를 가졌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 뒤 본격 추신수의 은퇴식 행사가 진행됐다. 가장 먼저 여러 선수들이 영상 편지가 도착했다. 이날 마운드에 올랐던 김광현을 비롯해 최정, 노경은, 한유섬, 최지훈, 오태곤, 박성한, 이지영과 '절친' 이대호와 오승환, 손아섭, 김태군,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 강민호, 이용규, 고영표, 전준우가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 추신수에게 진심이 가득 담긴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리고 아내 하원미씨와 아들과 딸도 남편과 아빠의 은퇴를 축하했다.


이어 벨트레와 해멀스가 추신수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냈다. 벨트레는 "이렇게 은퇴식에 초대해줘서 고맙다. 가장 친한 친구인 추신수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메이저리그에 처음 콜업됐을 때부터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게 돼 영광이다. 처음 본 순간부터 추신수라는 선수가 노력도 많이 하고 열정적인 선수라 반드시 성공할 거라 믿었다. 같은 팀 동료로 만나서 중간에 헤어지기도 했지만, 마지막에는 같이 뛰었다. 나에게는 영광이었다. 추신수와 함께 한 모든 순간이 행복했다. 이 자리에 있어 영광이고, 같이 참석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해멀스는 "이 자리에 올 수 있게 되어 영광이다. 자신의 조국을 떠나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하는 모습에 존경심을 느꼈다. 추신수는 정말 위대한 선수임을 증명했고, 좋은 팀메이트라는 것을 보여줬다. 또한 가족에 대한 사랑과 팀원에 대한 사랑을 두눈으로 볼 수 있던 것은 축복같은 일이었다. 그리고 사랑하는 조국으로 돌아와 커리어의 마지막을 몇 년간 한국에서 이어간다는 것은, 추신수의 야구에 대한 사랑을 그대로 보여주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자리에 있는 모든 팬분들과 직원분들이 한국야구의 미래를 밝혀줄 수 있는 인물들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벨트레, 헤멀스와 함께 시간을 보낸 추신수는 이어 은퇴사를 낭독했다. 그는 "저에게 이런 날이 올지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좋아하는 야구, 사랑하는 야구 평생할 줄 알았습니다. 작년에 친구 (이)대호가 은퇴하는 걸 보면서 나에게도 곧 그런 순간이 올거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은퇴사를 생각하면서, 어느 정도 쓰다 보니 그냥 팬들 앞에서 마음에 있는 이야기를 하는 게 좋겠다 싶어서 쓰던 종이를 휴지통에 버렸습니다. 솔직한 마음을 전하겠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에도 남아서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추신수는 '고향팀' 롯데 팬들에게도 메시지를 보냈다. 추신수는 "롯데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건, 어렸을 때부터 롯데 경기를 많이 보러갔습니다. 사직 야구장에서 야구를 봤던 아이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추신수라는 사람이, 선수가 시작점이 사직야구장이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와서 비록 사직에서 롯데 유니폼을 입고 뛰지 못했지만, 롯데 팬들의 응원은 어느 팀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 생각합니다. 롯데 선수들 잘 될 수 있게 응원 부탁드립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리고 SSG 팬들은 당연히 빼놓을 수가 없었다. 그는 "랜더스 팬들에게는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미국에서 21년을 살다 온 이방인이었습니다.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던 사람이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왔을 때도 그럴까봐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가족처럼 반겨주셨습니다. 많은 지지를 받아 감사했습니다. 야구 선수를 끝내는 순간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저라는 선수가 능력만으로 되는 건 아닙니다. 주변에 좋은 분들이 많았습니다. 사람으로써, 선수로써 행복했습니다. 좋은 동료들, 코치님들을 만났습니다. 필드에서 100%의 몸상태로 뛸 수 있게 해주신 트레이너분들도 계셨습니다. 주변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더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추신수는 경기에 앞서 인터뷰에서 "울지 않겠다"고 했다. 추신수는 눈물을 흘리진 않았지만, 은퇴사를 낭독하는 과정에서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은퇴사 낭독을 마친 뒤 SSG랜더스필드에는 추신수의 스토리가 담긴 불꽃축제가 진행됐고, 이후 기념사진을 촬영의 시간을 가지면서 은퇴식 행사를 모두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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