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미국에서 돌아온 계기도 200승이었다"
SSG 랜더스는 13일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베테랑 좌완 에이스 김광현 선수와 계약기간 2년 총 36억원(연봉 30억원, 옵션 6억원)에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광현은 지난 200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SK 와이번스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원 클럽맨'으로 SK의 유니폼만 입었던 김광현은 2019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2시즌을 보낸 뒤 2022시즌에 앞서 다시 KBO리그로 돌아왔다. 당시 SSG는 김광현에게 4년 총액 151억원이라는 엄청난 계약으로 특급 대우를 안겼다.
당초 김광현의 계약은 올 시즌이 끝나면 종료될 예정이었는데, FA(자유계약선수) 자격 취득을 앞두고 SSG와 김광현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연장 계약에 도달했다. SSG는 "이번 계약은 KBO리그 개인 통산 200승 달성을 위한 본인의 강한 동기 부여와 이를 지원하기 위한 구단의 장기적인 구상이 반영됐다"며 "구단은 향후 2년간 김광현이 다시 한번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김광현은 "2007년 입단 당시와 미국에서 돌아온 뒤에도 200승은 늘 상징적인 목표였다. 스스로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2년이라는 기간을 설정했고, 그 안에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나 자신을 더욱 채찍질하겠다. 이후 나의 가치를 다시 구단과 함께 평가하고 싶다"고 연장 계약을 맺은 소감을 밝혔다.
SSG는 "김광현이 앞으로의 2년간 200승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며, 청라시대의 시작을 다시 한번 김광현과의 동행으로 함께할 것이다. 2년간 부담 없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고, 장기적 동행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리고 김광현은 13일 인천 롯데 자이언츠와 맞대결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통해 연장계약을 맺은 소감과 앞으로의 각오를 드러냈다.


▲ 다음은 김광현의 일문일답
Q. 계약을 맺게 된 배경
"쉬면서 구단과 이야기를 하면서 공감대가 형성됐다. 야구를 시작하면서, 큰 두 가지 목표가 있었다. 40세, 20년까지 하는 것이 첫 번째. 입단하고 부터도 송진우 선배가 200승을 넘었고, 상징성이 있었기 때문에 넘어보고 싶었다. 미국에서 돌아온 계기도 200승을 하기 위해선 몇 년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단에서 배려를 많이 해주신 것 같다"
Q. 욕심을 부리면 3년 이상도 가능했을 것인데
"현재 절반의 시즌도 남았다. 열심히 더 잘한다면 2년 동안 200승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도달하고, 그때 다시 한번 도전하고 싶다. 지금은 내게 그 안에 도달해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있어야 매 경기 최선을 다할 것이라 생각한다. 목표를 갖고, 동기부여가 있는 상태에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2년을 택했다. 구단에서 대우를 해주셨는데, 실력도 실력이지만, 청라로 가기 위해서 많은 것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청라에 갔을 때 후배들이 좋은 선수가 돼 있었으면 좋겠고, 내게 도우미 역할을 해달라고 많이 주신 것 같다. 청라에 가서 좋은 성적을 내도록 많이 돕겠다. 그때 후배들도 팀의 간판선수가 돼 있도록 옆에서 많이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Q. 팀에 젊은 좌완들이 많은데
"오늘부터 두각을 나타내는 김건우, 전영준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박시후도 최다승이다. 모든 선수들이 올라오고 있는 상태다. (김)택형이도 좋아지고 있다. 선수들과 갭이 있다. 6~7살 차이가 나는데, 그 선수들이 빨리 간판선수가 돼 팀을 이끌어 가야 한다. 2년 반 동안 그 선수들이 더 성장해서 팀의 에이스, 나아가서 대표팀까지, 한국 야구를 이끌어 갔으면 좋겠다"
Q. 지도자 커리어 언질
"지도자 이야기 하기엔 이르다. 나도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2년 후에 다시 재평가를 받고 싶은 마음이다. 그때 은퇴를 하겠다는 게 아니다. 나보다 6살 많은 오승환 선배도, 4살 많은 (노)경은이 형도 있다. 그 분들을 따라가기 위해서 선수를 1년이라도 더 하는 게 마지막 목표다. 그럴려면 지금부터 관리를 잘 하고,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양현종과 함께 200승을 향해 나아가는데
"서로 잘 했으면 좋겠다. 같이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동지다. 이제는 라이벌로는 의미가 없다. 누가 빨리 도달하느냐도 의미가 없다. 서로 210승까지 도달하는 게 최종 목표다. (양)현동이도 잘 했으면 좋겠다. 팀을 위해서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 받쳐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
Q. 송진우가 보이기 시작하는데, 심경은?
"아직 30승 이상 남았다. 아직도 멀었다고 생각한다. 그때도 멀지만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면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매 경기 이기려 한다. 뒤돌아보면 '여기까지 왔구나'하는 생각이다. 앞만보고 걸어갈 일만 남았다. 끝이 없이 달려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선배의 기록을 잡을진 몰랐지만, 아직 멀었다"

Q. 시장의 평가 생각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입단해서 한 팀에 있었고, 다른 팀에 가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오고, 200승을 머리에 항상 두고 있었다. 팀 동료였던 웨인라이트도 200승을 하고 그만뒀더라. 나는 200승 이상을 하고 싶다. 시장의 평가보단 여기서 계속 뛰고 승을 쌓았기 때문에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다. 도달한 뒤 다시 평가를 받아보겠다"
Q. 내일 추신수 은퇴식이다
"부담이 많이 된다. 누구 은퇴식에 나가본 적이 없다. 어느 경기보다 부담이 된다. 꼭 잘해서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 어느 경기보다 긴장된다. 한국시리즈, 대표팀 다 해봤지만, 꼭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 오늘도 (추신수와) 만났는데, 이야기를 하면 내가 더 부담이지 않을까(웃음). 나도 알 건 다 안다. 부담 갖고 하겠다"
Q. 연장계약 금액이 3위, 투수로는 1위다
"이렇게 많은 돈을 받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앞으로 화폐가치는 더 오를 것이다. 깨지라고 있는 것이다. 자부심보다는 후배들이 더 높은 연봉을 받을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로선 이렇게 큰 돈을 쥐어 준 이유는 성적도 중요하지만, 후배들과 팬 분들, 유소년 유망주를 위해서 써야 한다"
Q. 메이저리그에서는 10승했는데, 올해 16승을 하면 200승이다
"올해 20승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웃음). 매 경기 이기려고 할 것이다. 승리 투수라는 특징이 나만 잘해선 되는 게 아니다. 수비와 타격, 불펜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운도 많이 따라야 한다. 던지는 날은 어쩔 수 없지만, 안 던지는 날은 열심히 응원하고, 기운도 불어넣어야 많은 승리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많이 이겨야죠. 요즘은 던지고 내려와서 기도해요. 첫 승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처음에 6이닝 던지고 3이닝을 얼마나 떨면서 봤는지. 요즘도 비슷하다. 3~4년 전만 하더라도 팀이 역전만 안 당하면 편했는데, 요즘엔 떨리더라. 솔직한 마음이다. 욕심이 생기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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