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광주 김경현 기자] 삼성 라이온즈 우완 투수 양창섭이 승리를 얻진 못했지만 값진 투구를 선보였다.
양창섭은 11일 광주 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내려갔으나 불펜의 방화로 승리가 사라졌다.
희망을 봤다. KIA 측 자료에 따르면 최고 구속이 무려 150km/h까지 나왔다. 최저 143km/h, 평균 146km/h다. 67구를 뿌리며 5이닝을 소화, 경제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직구 29구, 슬라이더 26구, 포크볼 8구, 커브볼 4구를 던졌다.
애초에 좌완 이승현이 등판할 차례였지만 양창섭이 등판했다. 경기 전 박진만 감독은 "내일(12일) 양창섭이 들어가고 금요일(13일) 황동재가 들어가면 두 게임 연속 대체 선발로 붙어서, 불펜 운용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작은 깔끔했디. 양창섭은 1회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솎아 내고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장타로 일격을 맞았다. 2회 주자 없는 1사에서 패트릭 위즈덤에게 던진 2구 직구가 몰렸다. 위즈덤은 이를 그대로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쳤다. 양창섭은 흔들리지 않고 박찬호를 루킹 삼진, 최원준을 1루수 땅볼로 잡았다.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3회 선두타자 김태군을 3루수 땅볼로 잡은 뒤 김호령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윤도현은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 이창진과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2사 1, 2루에서 오선우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실점하지 않았다. 4회는 2사 이후 박찬호에게 안타를 헌납했지만, 최원준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5회 선두타자 김태군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다. 세 타자를 각각 2루수 뜬공-루킹 삼진-3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5회를 마쳤을 때 투구 수는 67개로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6회부터 김재윤이 등판, 양창섭은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시즌 초부터 줄곧 구원 투수로 등판했기에 긴 이닝 소화는 쉽지 않았을 터.
무려 747일 만에 5이닝을 던졌다. 종전 5이닝+ 투구는 2023년 5월 26일 대구 KT전이다. 이때 양창섭은 5이닝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천군만마다. 외국인 투수 데니 레예스가 오른쪽 발등 미세 골절로 장기간 이탈한다. 삼성은 아직 단기 대체 선수를 구할지, 레예스를 완전 교체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박진만 감독은 "빠르면 이번 주에 진행을 하려고 했는데 솔직히 어려워 졌다. 어제(10일)부로 어려워졌다. 진짜 빠르면 다음 주를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당분간 대체 선발이 필요하다. 양창섭이 첫 등판부터 호투하며 삼성의 시름을 덜어줬다.
양창섭 개인에게도 귀중한 호투였다. 양창섭은 지난 2023년 8월 상근 예비역으로 입대해 병역 의무를 수행했다. 시즌 전 전역하고 팀에 합류했다. 1군과 2군을 오가며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가장 중요한 순간 호투를 펼쳐 박진만 감독의 눈에 들었다.
'반짝'에 그쳐서는 안된다. 양창섭의 피칭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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