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06안타 페이스' 또 韓 새역사 쓸 조짐…하지만 롯데 안타제조기는 기록 신경도 안 쓴다 [MD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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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1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KT위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T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레이예스가 3회초 2사 1루서 안타를 친 뒤 1루 베이스에 누워 기뻐하고 있다./수원 = 유진형 기자

[마이데일리 = 수원 박승환 기자] "안타 기록? 신경 안써"

롯데 자이언츠 빅터 레이예스는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원정 맞대결에 우익수,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2타점 1볼넷으로 활약하며 4-3 재역전승의 선봉장에 섰다.

지난해 무려 202안타를 때려내며 KBO리그 역사를 새롭게 썼던 레이예스는 올해도 변함 없는 활약을 이어가는 중이다. 3월 한 달 동안 타율이 0.194에 그쳤으나, 4월 첫 홈런을 폭발시키는 등 35안타 타율 0.361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더니, 5월에는 5개의 아치를 그리며 타율 0.310으로 성적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는 아무것도 아닌 모양새다.

레이예스는 11일 경기를 포함해 6월 첫 경기를 제외한 8경기에서 모두 멀티히트를 터뜨리며 타율 0.571로 폭주하고 있다. 이토록 좋은 타격감이 11일 경기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전날(10일) 패배로 인해 단독 3위 자리를 빼앗긴 상황에서 롯데는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자칫 6위까지 추락할 위기에 놓여 있었다. 황성빈, 윤동희, 나승엽, 유강남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팀전력이 매우 약화돼 있지만, 레이예스만큼은 건재했다.

레이예스는 이날 첫 타석에서 우익수 뜬공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3회초 2사 1루에서 KT 선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를 상대로 첫 안타를 뽑아내며 팀에 득점권 찬스를 안겼다. 그리고 5회 두 번째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했고, 7회 네 번째 타석에서 다시 한번 안타를 터뜨리며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그리고 마지막 타석에서 레이예스가 '주인공'으로 거듭났다.

2025년 6월 1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KT위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T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레에예스가 8회초 2사 만루서 2타점 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수원 = 유진형 기자2025년 6월 1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KT위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T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레이예스가 8회초 2사 만루서 2타점 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수원 = 유진형 기자

2-3으로 KT를 턱 밑까지 추격한 8회초. 2사 만루의 밥상이 레이예스에 앞에 차려졌다. 상대 투수는 리그 세이브 1위를 질주하고 있는 박영현. 레이예스는 1~2구 볼을 걸러내는 등 2B-1S의 매우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어낸 뒤 박영현의 4구째 바깥쪽 낮은 코스의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129km 체인지업에 방망이를 내밀었다. 레이예스가 친 타구는 마운드 쪽으로 향한 뒤 내야를 꿰뚫더니, 중견수 방면에 안타로 이어졌고, 이때 두 명의 주자가 홈을 파고들며 리드를 되찾았다.

이 한방으로 4회말 수비 이후 주도권을 잡지 못하던 롯데가 흐름을 장악했고, 롯데는 8회말 최준용과 9회말 김원중을 차례로 투입, 실점 없이 경기를 매듭지으며, 하루만에 3위 자리를 되찾았다.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나균안의 투구, 레이예스가 타석에 들어서기 전 박영현과 11구 승부를 펼치며 힘을 빼놓은 장두성, 밀어내기 볼넷으로 레이예스에게 기회를 안긴 고승민까지 모두가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지만, 그래도 주인공은 레이예스였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레이예스는 "오늘 이겨서 너무 좋다. 요즘 순위 싸움이 너무 치열해서, 오늘 경기가 굉장히 중요했는데, 이길 수 있어서 더 기쁜 것 같다"며 "최근 타격감이 좋았는데, 그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서 연습 때 더 열심히 하고 있고, 경기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매 경기 이기는 것이 중요하기에, 이기는 것에만 집중을 하고 있다"고 흐뭇하게 웃었다.

작년 롯데는 시즌 초반부터 어려움을 겪으며 제대로 된 순위권 다툼을 경험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현재 롯데는 단독 3위를 되찾았으나, 매 경기가 살얼음판이다. 레이예스는 "순위 싸움이 너무 치열해서 나도 조금 힘들다. 그래도 일단 우리가 이길 수 있어서 좋고, 앞으로도 계속 이겨서 순위 싸움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2025년 6월 1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KT위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T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김원중과 레이예스가 4-3으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수원 = 유진형 기자롯데 자이언츠 빅터 레이예스./수원 = 박승환 기자

이날 레이예스가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는 사이, '캡틴' 전준우는 레이예스의 애칭인 "빠삐"를 연호하며 그라운드를 빠져나갔고, 김원중 또한 레이예스의 활약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레이예스의 적시타 덕분에 13경기 만에 첫 승을 수확한 나균안은 "레이예스 아이 러브 유!"를 외쳤다. 얼마나 팀 분위기가 좋은지를 알 수 있는 대목. 레이예스도 "나균안의 첫 승을 챙겨줄 수 있어서 기쁘다"며 "선수단 분위기가 너무 좋고, 서로 응원해 주고, 아껴주고, 밀어주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현재 레이예스는 독보적인 리그 최다 안타 1위(96안타)를 질주하는 중. 지금의 페이스면 206.3안타로 다시 한번 신기록을 노려볼 수 있다. 하지만 레이예스는 전혀 개인 성적을 신경쓰지 않았다. 그는 "안타 기록은 신경을 안 쓰고 있다. 최대한 이기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 오늘도 모두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열심히 해줬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롯데 팬들은 경기가 끝난 후에도 한참 동안 KT위즈파크를 둘러싸고 숙소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에 탑승하는 선수들을 향해 응원가 '떼창'을 선사했다. 이는 인터뷰가 진행되는 더그아웃까지도 고스란히 들려왔다. 레이예스는 "팬분들께서 이렇게 열정적으로 응원해 주시기 때문에 우리가 야구장에서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야구장 많이 찾아와 주시고, 많은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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