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이 안 좋아서 걱정했어요" 그런데 150km+KKKKKKK라니…무실점 비결은 '러닝' [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경현 기자] "팔 풀 때 너무 안 좋아서 걱정했어요"

삼성 라이온즈 최원태가 이적 후 첫 무실점 승리를 달성했다. 호투의 비결로 '러닝'를 꼽았다.

최원태는 10일 광주 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5승(3패)을 기록했다.

삼성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무실점을 작성했다. 이날 전까지 최원태는 11번 마운드에 올랐고, 4월 29일 SSG 랜더스전 6⅓이닝 1실점이 종전 최저 실점이었다.

시작은 위태로웠다. 최원태는 1회 선두타자 윤도현에게 안타를 맞았다. 박찬호를 유격수 땅볼, 오선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는데, 최형우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2사 1, 2루 실점 위기에서 패트릭 위즈덤을 헛스윙 삼진으로 정리했다.

이후 흐름을 탔다. 2회 김태군에게 볼넷을 허용했을 뿐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했다. 3회는 삼자범퇴로 정리했다.

실책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4회 2사 1루에서 최원준에게 1루수 방면 땅볼을 유도했다. 그런데 1루수 르윈 디아즈가 타구를 놓쳤다. 디아즈의 포구 실책. 2사 1, 2루에서 흔들리지 않고 김태군을 3루수 땅볼로 정리, 전광판에 0을 새겼다.

5회 선두타자 이창진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윤도현을 우익수 뜬공-박찬호를 우익수 파울 뜬공-오선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6회 두 번째 삼자범퇴를 기록하며 6이닝 무실점 피칭을 완성했다.

팀 타선도 안타 8개를 묶어 대거 8점으로 화답했다. 박병호가 솔로 홈런, 이재현이 만루 홈런을 쳤다.

경기 종료 후 취재진을 만난 최원태는 "팔 풀 때 너무 안 좋아서 걱정했어요"라면서 "안 좋았던 경기를 보니까 완급조절이 부족했다. (김)재성이가 그걸 알고 체인지업과 커브를 적절히 섞어서 사인을 내줬다"고 했다.

이날 최원태는 총 96구를 던졌다. 직구(41구) 슬라이더(25구) 체인지업(14구) 커브(12구) 투심(4구)을 뿌렸다. 구속은 최고 150km/h, 평균 146km/h이 찍혔다. 삼진 7개 중 5개를 직구로 잡을 만큼 힘이 있었다.

최원태는 "(김)재성이가 직구로 가자고 해서 직구를 많이 썼다"면서 "(김)재성이가 '흐름 끊으면서 안 맞으려고 하지 말고 그냥 맞아라 그럼 대량 실점한다'라고 했다. (김)재성이가 멘탈 관리랑 볼 배합을 잘 해줬다"며 포수에게 공을 돌렸다.

지난 4일 SSG전 5⅓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박진만 감독은 볼과 스트라이크의 차이가 크고, 한 번 흔들리면 대량 실점으로 이어진다고 평했다.

이에 최원태는 "스트라이크가 한 번 안 들어가면 스트라이크를 다시 던지려고 몸이 움츠러든다. 그게 문제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해결책으로 '러닝'을 꼽았다. 최원태는 "최일언 코치님이 러닝 좀 많이 해보라고 특명을 내리셨다. 뛰고 나면 힘들긴 한데, 경기할 때는 컨디션이 좋더라. 공 던질 때 힘도 안 떨어지고 굉장히 좋다"고 했다.

사실 최원태는 스프링캠프부터 '정확성'을 강조했다. 그런데 올 시즌 구위가 눈부시게 좋아졌다. 비결을 묻자 "구위가 떨어질 것 같았는데, 아까 말했듯 달리기를 하니까 구위 유지가 잘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어떻게 훈련하고 있을까. 공을 던지고 이틀 뒤 80~90m를 80~90%의 힘으로 10회씩 두 번 뛰고, 다음날 장거리를 뛰면서 하체를 단련한다고 한다.

많은 지도자들이 투수에게 러닝을 추천한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도 달리기로 하체를 단련했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최원태도 러닝의 효과를 봤다. 앞으로 피칭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