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류)현진 선배님은 저를 붙잡고 계속 먹여요.”
2년차 좌완 황준서(20, 한화 이글스)는 프로필상 185cm에 78kg이다. 마른 체형이다. 실제 몸무게를 알 순 없지만, 7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마치고 만난 황준서의 몸은 작년보다 확연히 탄탄해진 모습이었다.

황준서는 이날 KIA를 상대로 5이닝 1피안타 5탈삼진 4사사구 1실점(비자책)으로 커리어 베스트 경기를 펼쳤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게 포심이었다. 최고 145km에 평균 141km였다. 포크볼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 듯하다. 그날 포심보다 포크볼을 더 많이 던져 성공했다.
그러나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포심에 힘이 붙은 게 더욱 인상적이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황준서의 포심 평균구속은 작년 139.7km, 올해 142.6km이다. 물론 시즌을 치르면서 힘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 젊은 투수가 스피드와 구위에 힘이 붙으면 발전 속도도 빨라질 수밖에 없다.
류현진의 후배 사랑이 황준서에게도 통했다. 류현진이 황준서에게 잘 먹으라고 격려한다는 소식은 작년부터 들었다. 황준서에게 구체적으로 물어봤다. 그는 웃더니 “내가 안 던지는 날에 나를 붙잡고 계속 먹여요”라고 했다.
뭘 먹였을까. 황준서는 “일단 식당에 차려져 있는 음식은 무조건 두 번, 세 번 먹으라고 한다”라고 했다. 한그릇 먹고 식사를 끝내지 말고 식판을 두~세번씩 비우라는 얘기다. 또한, 황준서는 “떡이나 간식 같은 것 있으면 먹고, 우유에 빵 말아먹고 막 그런 거. 많이 먹으라고 한다”라고 했다.
여기서 포인트는 “살 찌라는 말은 안 하신다”다. 살이 잘 안 찌는 사람에게 살 좀 찌라고 하는 것도 스트레스다(물론 나중에 축복받았다는 걸 안다). 황준서의 스피드 향상이 100% 류현진 덕분은 아니지만, 류현진이 황준서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 건 확실하다. 황준서는 “현진 선배님이 슬라이더도 알려줬고, 좋은 말씀을 정말 많이 해준다”라고 했다.
한화는 ‘폰와류문엄’이 최고의 자랑이다. 황준서 같은 특급 영건이 선발진에 들어갈 자리가 없다. 대신 2군에서 차분하게 경쟁력을 높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황준서는 “박정진 코치님, 정우람 코치님이 커브, 슬라이더를 많이 알려줬다. 구종 연습을 많이 했다. 2군에 있다고 너무 실망하지 않았다. 감독님도 열심히 하고 선발이 한 자리 빌 때 꼭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2군에서 열심히 투구수를 늘렸다”라고 했다.
최근 한화 선발진은 류현진이 좌측 내전근 통증, 문동주가 휴식에 의한 재정비로 자리를 비웠다. 황준서가 앞으로 최소 1~2차례 선발로 더 나간다. 4경기서 2패 평균자책점 3.79. 한화 타선이 다소 약해 승운이 안 따랐을 뿐, 이미 김경문 감독에게 합격점을 받았다. 류현진과 문동주가 돌아와도 황준서를 1군에서 롱릴리프로 쓰겠다고 선언했다.

145km를 뿌리는 왼손 영건이 6선발이자 롱릴리프라니, 한화가 이래서 강팀이다. 황준서는 “나는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 점점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내가 나가는 경기는 팀이 무조건 다 이기면 좋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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