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개그맨 이경규(65)가 약물을 복용한 뒤 운전한 혐의로 경찰 내사(입건 전 조사)선상에 올랐다.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8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건물에서 이경규는 주차 관리 요원의 실수로 자신의 차와 차종이 같은 다른 사람의 차를 몰고 이동했다.
이후 차량 절도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경규를 상대로 음주·약물 검사를 했다. 당연히 음주는 음성이었지만, 약물 간이시약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사건과 관련해 이경규 측은 처방 받은 감기몸살 약과 공황장애 약을 먹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소속사는 "작은 해프닝으로 경찰에 이미 소명한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경찰 측은 9일 정례 간담회에서 "정상적으로 처방받은 약물일지라도 그 영향으로 운전을 못 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는 운전하면 안 된다는 도로교통법상 약물 운전 관련 규정이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인 상태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흥미로운 대목은 여론의 반응이다. 대형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이경규 이름이 오르자 댓글 창은 "선생님이 그럴 리가", "공황장애 약 때문", "연예계 무사고 44년인데 믿고 본다" 등 옹호성 글이 다수를 차지했다. 통상 음주·약물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조롱과 비난이 쇄도하는 것과는 대비된다.
1981년 제1회 MBC 개그콘테스트 인기상으로 데뷔한 이후 ‘몰래카메라’ ‘양심냉장고’ '이경규가 간다' 등 예능을 줄줄이 흥행시킨 이경규. 그가 유독 돋보이는 점은 음주·폭행·탈세 같은 중대 사건과 먼 삶을 살았다는 점이다.
결국 내사의 최종 판단은 경찰이 내릴 몫이지만, 이경규에 대한 대중의 신뢰는 단단하다. 44년 무결점 행보가 단 한 번의 의혹 앞에서도 '선신뢰'를 만들어 낼 만큼 견고했기 때문이다. 결과는 아직 미정이지만, "이경규가 그랬을 리가"라는 대중의 반사적 믿음은 그의 자기관리 서사가 쌓아온 가장 확실한 증거이기도 하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