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미활용 에너지, 서울시 냉난방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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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너지공사는 9일 ‘5세대 지역냉난방 시스템’ 실증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분산형 차세대 집단냉난방시스템 실증단지 개념도./ 서울에너지공사
서울에너지공사는 9일 ‘5세대 지역냉난방 시스템’ 실증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분산형 차세대 집단냉난방시스템 실증단지 개념도./ 서울에너지공사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국내 연구진과 기업이 지열·수열·공기열 등 미활용 에너지를 활용한 지역 냉난방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기후위기와 에너지 국가 안보, 글로벌 에너지 산업 경쟁력 확보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서울에너지공사는 9일 ‘5세대 지역냉난방 시스템’ 실증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공동주택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인증 의무화’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정부는 이달부터 공동주택 ZEB 인증 의무화를 확대 시행한다. 최저등급인 5등급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자립률을 20% 이상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신재생 및 미활용 열원 활용이 필수다.

이에 서울에너지공사가 제시한 해법은 5세대 지역냉난방 시스템이다. 이 기술은 다양한 신재생 및 미활용 열원을 통합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열손실을 최소화하며 친환경 냉난방 효율 극대화가 가능하다. 냉난방 요금 절감은 물론 ZEB 인증 시 최대 20%의 취득세 감면 효과도 있다.

기존 3세대 지역냉난방 시스템은 화석연료 기반 고온 열 공급 방식으로 열손실과 탄소배출이 크다. 4세대는 신재생 열원을 중앙 보일러에 수집해 공급하지만, 열원망 운영이 복잡하고 통합 운용의 제약이 있다. 반면 5세대 시스템은 지열·하수열 등 분산된 저온 열원을 현장 인근에서 직접 활용하고 이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합해 열손실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실증사업은 서초구 서울연구원 부지 일대서 이뤄진다. 지열·수열·하수열·공기열 등 다양한 열원과 열저장 기술 등의 실증이 진행된다. 이를 통해 국내 최초로 5세대 지역냉난방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핵심이다.

서울에너지공사는 주관기관인 ‘앱트뉴로사이언스’와 서울연구원, 한양대학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 총 14개 산·학·연 기관과 함께 기술 개발과 실증을 수행한다. 총 사업비는 147억원이다. 실증 목표는 운영효율 40%, 에너지 자가 소비율 70%, 탄소배출 저감률 50% 달성이다.

대상지는 서울인재개발원, 서울연구원, 서울데이터센터 등이다. 주거·상업·특수 목적 등 다양한 에너지 수요를 지닌 건물들을 하나의 커뮤니티로 구성, 시간대별 부하 차이를 활용한 냉·온열 상호 교환과 열원 통합 운영을 실증한다. 서울에너지공사는 이 실증을 기반으로 에너지 거래모델 및 요금제를 개발하고 모아주택 등 도심형 공동주택에 5세대 지역냉난방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번 5세대 지역냉난방 시스템 실증은 향후 국가 에너지 사업에도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실제로 친환경에너지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지역냉난방 산업은 매년 급성장하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인사이트파트너스’에 따르면 지역냉난방 산업은 오는 2031년 2,987억3,0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4.6% 규모다.

강상우 KIST 박사는 “유럽은 이미 탄소중립 정책의 일환으로 개별 보일러 설치를 금지하고 5세대 지역냉난방 시스템의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번 실증은 신재생에너지 열원의 유연한 활용과 고효율 히트펌프 기술을 접목해 중장기 경제성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황보연 서울에너지공사 사장은 “서울형 에너지자립 기반을 기존 태양광 중심에서 지열, 수열, 공기열, 폐열 등으로 확장하는 것이 이번 실증의 핵심”이라며 “열손실을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는 5세대 지역냉난방 시스템을 서울시 도시계획 전반에 접목해 서울형 탄소중립 실현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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