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새 정부 국무총리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했다. 대통령 비서실장에는 강훈식 민주당 의원을 임명했다. 비상계엄 사태에서 비롯된 정치적 혼란 극복 및 대내외적 불확실성 해소라는 과제를 떠안게 된 상황에서 능력 있는 인사들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속도감 있는 성과를 내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직접 브리핑을 갖고 이같은 인선안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김 후보자와 관련해 “당과 국회에서 정책과 전략을 이끌고 국민의 목소리에 실천으로 응답한 정치인”이라며 “풍부한 의정활동 경험과 민생 정책역량, 국제적 감각과 통합의 정치력을 갖춘 인사로 우리가 받는 위기 극복과 민생경제 회복에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번 대선에서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이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일조했다. 친명계 핵심이자 당내 대표적 전략통인 김 후보자에 대한 이 대통령의 신뢰가 두텁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 의원 같은 경우는 수석최고위원으로 이재명 대표 2기 체제에 가장 핵심적 역할을 했다”며 “이 대통령이 정무적 판단을 의논했던 그런 상대”라고 평가했다.
강 실장은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인물로 합리적 인사라는 평가다. 지난 2022 대선 당시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을 지냈고 이번 대선에서 선대위 총괄본부장으로 활동하면서 이 대통령과 신뢰를 쌓았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대통령과 궤를 같이한 사람은 아니다”라면서도 “굉장히 합리적이고 유연하고 국민들한테 아주 소프트한 (인상)”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브리핑에서 “7090세대의 첫 비서실장”이라며 “빠른 이해력으로 국민과 대화하는 브릿지형 인물로, 국정 운영 조정자로서 역할을 잘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내각과 대통령실을 총괄하는 자리에 대선 과정을 함께 해 온 인사들을 배치한 것은 새 정부가 위기 상황 속에서 출범한 만큼 신속한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국정철학을 잘 이행하기 위해선 ‘충직한’ 인사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이날 앞서 라디오에서 “비상계엄으로 인해 조기 대선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국가가 굉장히 위기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외부에서 오신 분들과 호흡을 맞출 그런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했다.

◇ ‘전문성’ 고려한 첫 인선
이러한 측면에서 ‘전문성’도 이번 인선의 중요한 기준이 됐다. 이날 국무총리·비서실장 인선과 함께 발표된 외교·안보라인은 이러한 기조가 적극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정원장 후보자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역임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을 지명했다. 안보실장에는 주미 대사관 정무공사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주러시아 대사를 지낸 위성락 민주당 의원을 임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 후보자에 대해 “NSC를 책임지며 국정원의 정보 수집 능력을 강화하고 정보 전달 체계를 혁신했던 경험으로 통상 파고 속에 국익을 지켜낼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평가했다. 위 실장에 대해선 “대전환 시대에 진취적 실용 외교와 첨단 국방으로 외교·안보 강국,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구현이라는 국정 목표를 달성해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변인에 강유정 민주당 의원을 임명했다. 이 대통령은 “정책과 정치 철학에 대한 이해력이 깊고 논리력과 문화 감수성까지 두루 갖춘 인재”라며 “대통령실과 언론, 국민을 잇는 훌륭한 가교가 될 것”이라고 했다. 경호처장에는 황인권 전 육군제2작전사령부 사령관을 임명했다. 이 대통령은 “빈틈없는 업무 추진력과 포용의 리더십을 갖춘 분”이라며 “국민을 위한 열린 경호, 낮은 경호를 통해 경호실의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첫 인선과 관련해 “인선의 기준은 국민에게 충직한 것이 첫 번째이고 다음으로 유능함이라고 할 수 있다”며 “둘 다 갖춘 분들을 찾기가 그렇게 쉽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인사를) 통합 중심으로 할 것인지도 일면 충돌돼 보이기도 한다”며 “(오늘 인선을) 보시면 가까운 사람들 위주로 인사한 것은 아닌 게 드러나긴 할 것”이라고 했다. 향후 인선과 관련해 “시간이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국민들의 의견, 당내 인사들의 의견을 다양하게 모으는 기회를 가져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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