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는 '방배신삼호 재건축 정비사업'에서 경쟁입찰 수준을 넘어선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경쟁입찰이 수의계약보다 조건이 우수하다는 업계관행에 비춰 볼 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방배신삼호 재건축은 지난달 9일과 22일 두 차례 유찰을 거친 후 수의계약 절차로 전환됐으며, 같은 달 23일 모든 입찰에 단독으로 응찰한 HDC현대산업개발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후 HDC현대산업개발이 제출한 수의계약 제안서에는 ▲평당 공사비 876만원 ▲공사비 2년 유예 ▲사업비 CD+0.1% ▲분담금 입주시 100% ▲환급금 조기 지급 ▲사업촉진비 2000억 등의 조건들이 담겼다.
공사비도 업계 평균보다 낮췄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제시한 평당 공사비는 876만원으로 인근 신반포2차(949만원/평), 신반포4차(927만원/평) 등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에 비해 약 70만원 저렴하다.
공사비 2년간 인상 유예 조건까지 포함됐다. 서울시 조례 개정으로 인해 최근 정비사업의 시공자 선정 시점이 조합설립 이후로 변경되면서, 인허가까지 평균 2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를 감안하면 공사비 유예 조건은 사업비 절감 측면에서 조합에 수백억원대의 실질적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최근 강남권에서 수의계약으로 진행된 사업지 대부분이 입찰과 동시에 물가 상승분을 적용한 것과 대비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대안설계도 함께 제시했다. 조합 원안 대비 신축 세대 수를 30가구 늘리고, 고급 수요를 겨냥한 펜트하우스 8세대, 한강 조망이 가능한 125가구를 추가 확보하는 설계를 제안했다.
조합원의 초기 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건도 있다. 분담금 입주시 100% 납부, 사업촉진비 2000억원 제시 등은 조합의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고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실질적 지원책으로 설계됐다.
정비사업 업계 관계자는 "수의계약임에도 불구하고 경쟁입찰보다도 더 유리한 조건이 제시됐다"며 "이는 방배신삼호를 반드시 수주하겠다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향후 진행될 다른 정비사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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