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나혜 인턴기자] "시우야, 부탁할게"
KT 롤스터 미드라이너 '비디디' 곽보성의 간절한 한마디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응답받았다. 부탁의 대상은 농심 레드포스 '리헨즈' 손시우지만, 정작 승리를 이끌어낸 건 디플러스 기아(DK)의 동명이인 '시우' 전시우다.
KT는 지난 5월 31일 DRX를 상대로 2-0 완승을 거두며 레전드 그룹 진출의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비디디' 곽보성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레전드 그룹에 정말 가고 싶다. 시우야 부탁할게"라며 농심 소속의 옛 동료 '리헨즈' 손시우에게 간곡한 메시지를 전했다. KT의 레전드 그룹 진출은 다음 날인 1일, 농심이 디플러스 기아(DK)를 꺾어야만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심은 DK에 1-2로 패배하며 KT의 운명을 불확실하게 만들었다. 결국 KT와 DK는 4일 오후 5시 단두대 매치라 불리는 순위 결정전을 펼친다.

KT의 좌절을 준 이는 DK 신예 탑 라이너 '시우' 전시우다. 같은 이름을 가진 두 '시우' 중 농심의 손시우가 아닌 DK의 전시우가 1일 경기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며 팀의 완승에 기여한 것이다. '시우' 전시우는 농심과의 3세트에서 제이스를 활용해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상대 다이브를 침착하게 받아친 뒤 솔로킬로 분위기를 바꿨고, 제이스의 포킹을 앞세워 미드 주도권을 장악하며 넥서스를 파괴했다. 이 같은 동명이인 에피소드는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며 "결국 시우가 해냈다"는 반응을 끌어냈다.
'비디디' 곽보성의 '시우' 바람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올 시즌 내내 팀의 중심을 잡으며 KT의 반등을 이끌었다. 지난달 31일 DRX와 2-0으로 승리한 경기에서 1세트 탈리야로 10킬 0데스 8어시스트, 2세트 아리로 3킬 2데스 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시즌 다섯 번째 POM(Player of the Match)에 선정됐다. 그는 "POM보다 2-0 승리가 더 간절했다"며 "레전드 그룹에서 강팀들과 부딪치며 경험을 쌓는 게 더 중요하다. 월드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레전드 그룹에 꼭 가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다.
KT와 DK는 정규 시즌을 10승 8패, 세트 득실 +2로 마감해 동률을 기록했다. 오늘(4일) 열리는 타이브레이커 경기 승자는 5위로 레전드 그룹에 진출하고, 패자는 라이즈 그룹으로 떨어진다. 레전드 그룹은 향후 플레이오프 진출에 있어 보다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는 만큼, 양 팀 모두 물러설 수 없는 경기다.
올 시즌 상대 전적 1승 1패를 나눠 가졌다. 1라운드에서는 DK가, 2라운드에서는 KT가 2-0으로 승리했다. 2라운드 기준 기세는 KT가 우세하지만, 농심을 꺾고 올라온 DK의 최근 경기력도 만만치 않다. KT는 2라운드에서 7승 2패를 기록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다. DK 역시 한화생명을 잡아내며 막판 저력을 입증했다. 특히 미드 라인 대결이 승부처로 주목된다. KT '비디디' 곽보성과 DK '쇼메이커' 허수의 맞대결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경기력, 멘탈, 팀 분위기 모두 상승 곡선을 타고 있는 KT 롤스터는 '비디디'를 중심으로 한 탄탄한 팀워크와 집중력에서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하다. 반면, '시우'를 비롯한 신예들의 약진으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 디플러스 기아 역시 결코 만만치 않다. 마지막 티켓을 거머쥘 팀은 과연 누가 될까. 레전드 그룹행 운명의 한판이 펼쳐진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