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4~5위 하려고 야구하는 것 아냐.”
두산 베어스 박정원 구단주가 지난 2월 말 두산 스프링캠프지 일본 미야자키 선마린 스타디움 방문해 선수단을 격려하면서 남겼던 코멘트다. 결과적으로 두산 구성원들은 구단주의 말대로 야구를 하지 못하고 있다. 두산은 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패배로 23승32패3무, 9위다.

중위권 그룹에서 업~다운이 있다가 최근엔 점점 떨어져 나가는 분위기였다. 최근 10경기서 4승1무5패로 지지부진했다. 결과보다 내용이 안 좋은 경기도 꽤 있었다. 타선의 무기력함, 혹은 믿었던 투수들의 부진까지.
이승엽 감독은 결국 2일 구단에 자진사퇴를 표명하며 옷을 벗었다. 구단은 숙고 끝에 이승엽 감독의 사퇴를 받아들였다. 이는 결국 박정원 구단주의 사퇴 용인 재가를 받았다는 의미다. 두산은 이승엽 감독이 부임한 뒤 2023년 74승68패2무 5위, 2024년 74승68패2무 4위를 각각 차지했다.
2022년 포스트시즌을 못 치르던 두산을 2년 연속 가을야구에 올렸다. 그러나 2023년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결정1차전 패배, 2024년 KT 위즈와의 와일드카드결정1~2차전 패배로 업셋을 당했다. 포스트시즌 전적 3전3패다.
당시 박정원 구단주는 결국 이승엽 감독 부임 후 실제로 4~5위에 그친 팀에 꽤 무게감 있는 메시지를 전한 셈이었다. 팀이 올라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선수단을 격려하고 지원했지만, 올 시즌은 아예 하위권에 처졌고, 이승엽 감독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두산은 이승엽 감독 부임 후 외부 FA 양의지를 영입했고, 굵직한 내부FA는 허경민(KT 위즈) 정도를 제외하면 꾸준히 잡아왔다. 나름대로 좋은 외국인선수들을 지원했으나 실패 사례가 꽤 있었다. 종합하면 프런트의 지원이 아주 좋았다고 보긴 어렵지만, 그렇다고 이승엽 감독을 외롭게 한 것도 절대 아니었다.
이승엽 감독은 잘 알려졌듯 박정원 구단주가 직접 픽한 인사다. 박정원 구단주가 2022시즌 후 김태형 감독과 결별한 뒤 직접 이승엽 감독에게 영입 제안을 던졌다. 이승엽 감독 특유의 이미지와 성품, 지도자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결과적으로 이승엽 감독은 팬들뿐만 아니라 구단주의 뜻에도 부응하지 못하고 씁쓸하게 그라운드를 떠났다. 박정원 구단주의 픽은 3년이 채 되기도 전에 실패로 막을 내렸다. 두산은 차기감독 인선에도 상당한 부담을 갖게 됐다. 일단 조성환 퀄리티컨트롤코치가 3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부터 감독대행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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