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박경수가 여러분의 기억 속에 좋은 선수로 남길 소망합니다.”
KT 위즈 박경수 퀄리티컨트롤코치가 1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을 마치고 은퇴식을 개최했다.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기자회견을 가진데 이어 간략하게 사전행사를 가졌다. 그리고 경기 후 약 35분간 은퇴식이 열렸다.

박경수 코치는 이날 특별엔트리를 통해 1군에 등록돼 3-5로 뒤진 9회초 수비에 깜짝 등장해 ⅔이닝을 소화했다. 그러나 타석에는 들어서지 않았다. 그리고 경기 후 은퇴식이 거행됐다. 우선 박경수 코치의 부모님과 모교 성남고에서 선물을 전달했고 기념촬영을 했다.
이후 전광판에 은퇴 축하 영상 메시지가 울려 퍼졌다. 이강철 감독을 비롯해 박경수 코치와 함께한 선수들이 축하의 한 마디를 건넸다. 김재윤(삼성 라이온즈)이 깜짝 등장하자 1루 관중석의 KT 팬들이 일제히 환호하기도 했다.
이후 박경수 코치가 은퇴사를 내놨다. 다음은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KT 위즈의 박경수입니다.
이 자리에 서기까지 참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긴 여정의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평생을 야구와 함께하며 살았기에, 이 순간이 낯설고 실감 나지 않기도 하지만, 이렇게 인사를 드릴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먼저 이렇게 성대한 은퇴식을 치를 수 있게 해준 사장님, 단장님. 그리고 프런트 직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이 자리를 빌려, 함께 땀 흘리며 경쟁하고, 때론 격려하며 의지해준 동료 선수들, 저를 지도해주신 초, 중, 고, 감독님과 코치님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희생만 해오신 부모님과 우리 형,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고맙고 사랑합니다.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건 가족의 희생과 응원 덕분입니다.
그리고 묵묵히 뒤에서 응원해주신 장인 장모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나보다 더 KT 위즈를 사랑하는 딸. 은서, 은아, 그리고 와이프 수진이한테도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또한 늘 한결같은 친구들 성남고등학교 60회 동기들에게도 고맙다는 말 전합니다.
2003년 프로 무대에 입단한 이후 20년 넘는 시간 동안 저는 한결 같이 야구선수로 살아왔습니다. 야구를 사랑했고, 야구를 잘하고 싶었고, 야구장에서 보내는 하루하루가 늘 간절했습니다.
무수한 훈련과 경기, 그리고 팬 여러분의 함성 속에서 저는 웃고, 울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특히 KT 위즈는 제 야구 인생을 함께한, 그 어떤 팀보다도 특별한 팀입니다. 창단 초창기부터 팀의 뼈대를 세우는 과정에 함께 했고, 젊은 선수들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진심으로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그 힘이 모여 마침내 2021년, 우리는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믿을 수 없는 역사를 함께 썼습니다. 그 순간, 팬들과, 후배들의 눈을 마주치며 느꼈던 전율은 평생 가슴 속 깊이 간직될 것입니다.
그리고 언제나 함께 땀 흘리며 이 팀을 지켜낸 선배, 후배, 동료 선수들, 무엇보다 부족한 저를 믿어주시고 인정해 주신 이강철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계셨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고 이렇게 영광스럽고 행복한 은퇴를 하게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 야구 인생이 화려하거나 눈부신 기록으로 가득하진 않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묵묵히 제 몫을 다하려고 노력하며 야구를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본보기가 됐길 바랍니다.
이제 저는 선수의 자리에서 물러나 지도자의 삶을 시작하려 합니다. 앞으로 어떤 모습의 지도자가 될지 모르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야구에 대한 제 마음과 KT위즈를 사랑하는 마음은 결코 변하지 않을 거라는 점입니다.
후배 선수들이 더 좋은 환경과 문화 속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우리 후배들이 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제 자리에서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팬 여러분, 그리고 KT 위즈. 제 인생 최고의 순간을 함께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박경수라는 이름, 그리고 6번이라는 등번호가 여러분의 기억 속에 좋은 선수로 남기를 소망합니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이후 박경수 코치가 베이스러닝 하이파이브 세리머니를 실시했다. KT 선수단이 도열했고, 성남중, 성남고 선수들도 참석했다. 일부 KT 팬들도 참석했다. 홈에는 가족이 기다리고 있었다. 박경수 코치는 가족과 포옹했고, 수원 KT위즈파크의 하늘에 불꽃 폭죽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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