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투수' 약점도 극복한 대포! 활짝 웃은 김혜성 "홈런? 운이 좋았어요, 내일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홈런? 운이 좋았어요"

LA 다저스 김혜성은 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 홈 맞대결에 유격수, 9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4안타(1홈런) 2타점 4득점 1사구로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한국계' 토미 에드먼이 발목 부상을 털어내고 돌아온 뒤 눈에 띄게 출전 기회가 줄어진 김혜성에게 모처럼 기회가 찾아왔다. 스프링캠프가 시작됐을 때부터 '특급 도우미'로 적응에 많은 도움을 줬던 무키 베츠가 발가락 골절상을 당한 것이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경기에 앞서 베츠가 신발도 제대로 신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부상자명단(IL) 등록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베츠의 부상 소식은 김혜성에게도 달가운 소식은 분명 아니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기회가 찾아오게 된 것만큼은 분명했고, 지난달 27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맞대결 이후 무려 5일 만에 선발 라인업에 이름올 올렸다. 그리고 김혜성은 유격수로 경기를 시작해 첫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내며 나쁘지 않은 스타트를 끊었는데, 두 번째 타석부터 방망이가 용암처럼 끓어 오르기 시작했다.

김혜성은 8-0으로 앞선 2회말 2사 2루에서 양키스의 바뀐 투수 브렌트 헤드릭과 맞붙었다. 에드먼이 부상을 당해 이탈해 있을 때에도 좌투수가 등판하면 대타로 빠지는 경우가 많았던 김혜성. 하지만 이날은 그대로 공격을 이어가게 됐고, 김혜성은 92.2마일(약 148.4km)의 포심 패스트볼이 몸쪽 높은 코스로 형성되자, 마치 이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배트를 내밀었다.

이 타구는 방망이를 떠남과 동시에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잘 맞았고, 102.8마일(약 165.4km)의 속도로 뻗어나간 타구는 412피트(약 125.6km)를 비행한 뒤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15일 어슬레틱스와 맞대결에서 시즌 첫 번째 홈런을 터뜨린 이후 17일 만에 터진 시즌 2호 홈런이었다. 그리고 김혜성은 3회에는 직선타를 잡아낸 뒤 다이빙을 통해 2루 베이스를 직접 직으며 '더블 아웃'을 만들어내며 연달아 존재감을 폭발시켰다.

그리고 이후에도 김혜성의 방망이는 식지 않았다. 김혜성은 5회말 마크 라이터 주니어를 상대로 멀티히트를 완성한 뒤 프레디 프리먼의 적시타에 홈을 밟았고, 6회말 무사 1루에서는 예리 데 로스 산토스를 상대로 세 번째 안타까지 손에 쥐었다. 이어 8회말 무사 1루에서는 내야수 파블로 레예스를 상대로 좌익수 방면에 또 한 개의 안타를 추가하며 4안타 1홈런 2타점 4득점 1볼넷으로 기분 좋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다저스 타선은 무려 5개의 홈런을 포함한 장단 21개의 안타를 몰아치며 18점을 뽑아내, 양키스에게 완승을 거뒀다. 이는 김혜성 외에도 많은 수많은 선수들이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그러나 일본 'NHK'는 경기가 끝난 뒤 김혜성을 인터뷰 대상자로 선정했다. 'NHK'에 따르면 김혜성은 "오늘 승리해서 매우 기쁘다. 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서 내일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혜성은 지난달 첫 홈런을 홈 팬들 앞에서 터뜨렸는데, 이날도 다저스타디움에서 2호 홈런을 뽑아냈다. 김혜성은 홈런에 대한 물음에는 "내게 운이 따른 결과였다고 생각한다. 좋은 결과가 나와서 정말 기쁘다"며 "오늘 유격수로 중견수로 뛰었는데, 무엇보다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었다는 점이 정말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NHK'와 인터뷰가 마무리 되는 장면에서 인터뷰어는 김혜성에게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건넸다. 이에 김혜성은 "아리가토 고자이마스"라며 일본어로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