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잠실 심혜진 기자] 육성 선수로 시즌을 시작한 선수가 정식 선수 전환 후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수비 실책에 대한 아쉬움은 타격으로 만회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삼성 라이온즈 박승규의 이야기다.
삼성은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서 4-2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LG는 파죽의 6연승을 내달렸다. 동시에 1위 LG를 2연패에 빠뜨렸다.
타선에서는 박승규가 선봉장으로 활약했다. 데뷔 첫 4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첫 타석부터 심상치 않았다. 2회초 2사 1, 2루에서 타석에 등장한 박승규는 치리노스의 5구째 포크볼을 공략해 중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박승규의 활약으로 삼성은 선취점을 올렸다. 이후 3안타가 더 터지면서 3-0으로 앞서나갔다.
팀이 3-1로 앞선 4회초 1사에서 맞이한 두 번째 타석에선 치리노스의 3구째 149km 투심을 받아쳐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다.
세 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를 추가했다. 6회초 2사 1루에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치리노스의 6구째 149km 직구를 공략해 우전 안타를 뽑아냈다. 1루 주자 디아즈를 3루에 보냈고, 김영웅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박승규는 2루까지 진루했지만 이번에도 홈에 들어오진 못했다.
박승규의 방망이는 쉬지 않았다. 기어이 마지막 타석에서도 안타를 만들어냈다. 4-2로 앞선 9회 선두타자로 나온 박승규는 바뀐 투수 김영우의 132km 커브를 쳐 좌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렇게 4안타 경기를 펼쳤다.

경기 후 만난 박승규는 담담한 모습이었다. 그는 "4안타 중에 팀 득점에 조금 더 기여했으면 좋았겠지만 출루해서 상대방에게 압박을 준 것에 대해서는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계속해서 팀에 도움이 되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승규는 경기고를 졸업하고 2019 신인 드래프트 2차 9라운드 82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그해 1군에 데뷔해 14경기에서 타율 0.190을 기록했다.
타격에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좀처럼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했다. 커리어 하이는 2020년 기록한 0.258이다. 2021년 0.182, 2022년 0.216에 그쳤다.
2022시즌 상무에 입대해 돌파구를 찾고자 했지만 허리 부상이 찾아오면서 제대 후 육성 선수 신분이 됐다.
부상을 털어내고 다시 타격감을 찾았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 26경기에서 타율 0.382 5홈런 27타점 OPS 1.048의 성적을 내자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 23일 정식 선수로 전환이 됐고, 1군에 콜업됐다.
김지찬의 컨디션 관리를 위해 외야 보강이 필요했던 삼성은 퓨처스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박승규를 올린 것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5경기서 타율 0.385 1도루 OPS 1.005로 좋은 모습을 이어갔다. 4안타 경기까지 포함하면 타율 0.529로 대폭 상승했다. OPS는 1.226이 됐다.
30일 경기서 김성윤이 부상을 당해 이날 경기 전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박승규가 기회를 받을 전망이다.
하지만 전날 경기서 아쉬운 수비 실책을 범했다. 팀이 4-1로 앞선 9회말 좌익수로 옮긴 박성규는 평범한 문정빈의 타구를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치명적인 실책이었다.
이후 신민재의 적시타가 나오면서 1점차 추격을 허용했고, 끝내기 위기까지 맞았다. 다행히 김현수의 타구를 잡아내면서 경기를 승리로 매조졌다.
경기 후 마운드에 선수들이 모였다. 이때 강민호는 로진을 던지며 장난스럽게 박승규를 위로했고, 다른 선수들도 따뜻하게 박승규를 감싸안았다.
하루 뒤 박승규는 타격에서 대폭발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전날 실책을 돌아본 박승규는 "정말 어이없는 실수가 나왔다. 프로 선수로서 하면 안 되는 플레이다. (이)호성이에게 정말 미안했다. 개인적으로도 아쉬운 플레이였다"고 자책했다.
이어 "형들과 동생들이 와서 장난식으로 위로해줬다. 멘탈을 더 건강하게 해주려는 모습이 보였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확실히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박승규는 "감독님께서 더 정신 차리고 내가 하는 행동에 더 성실하게 임하라고 하셔서 조금 더 신경써서 했다. 경기장에 나오기 전부터 그런 생각을 하고 임했더니 잘 나온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어느덧 연승이 '6'까지 늘어났다. 박승규는 "좋은 분위기 속에서 야구하고 있다. 선수들끼리도 서로 응원을 해줘 시너지 효과가 나오고 있다. 감독님, 코치님들께서 분위기를 먼저 만들어주셔서 선수들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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