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열흘의 시간이 헛되지 않았으면"
두산 베어스는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팀 간 시즌 6차전 원정 맞대결에 앞서 엔트리에 큰 변화를 줬다. '에이스' 콜 어빈과 김명신, 추재현을 1군에서 말소하고, 박준순과 김대한, 김민석을 콜업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단연 어빈이다. 어빈은 KBO리그에서 20승을 수확하며 '트리플크라운'을 달성, 최동원상과 골든글러브까지 품에 안았던 에릭 페디(現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었을 때보다 더 화려한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지닌 선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시절에는 풀타임을 소화하며 두 자릿수 승리를 손에 넣는 등 빅리그에서만 통산 28승을 수확, 올 시즌에 앞서 두산에 유니폼을 입었다.
어빈은 지난 3월 2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3.00으로 활약, 4월에는 5경기에 등판해 3승 2패 평균자책점 2.93으로 활약하며 두산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하지만 5월 일정이 시작된 후 어빈의 투구 내용이 눈에 띄게 나빠지기 시작했다. 5월 5일 어린이날 LG 트윈스와 맞대결에서 6이닝 1실점(1자책)을 기록한 이후 매우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4월에도 어빈은 30⅔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무려 16사사구를 기록했었는데, 5월 5경기에서는 24⅔이닝 동안 사사구를 무려 25개를 기록했다. 1이닝 당 1개 이상의 사사구를 기록한 셈이다. 특히 전날(29일) KT 위즈와 맞대결에서 어빈은 4⅔이닝 동안 6사사구를 남발하며 7피안타 7실점(6자책)으로 최악의 투구를 남겼다. 이에 이승엽 감독은 어빈에게 '리프레시'를 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갈 길이 바쁜 만큼 긴 시간은 아니다. 딱 열흘.


이승엽 감독은 30일 경기에 앞서 어빈에 대한 물음에 "아무래도 커멘드가 문제다. 제구가 조금 안 되다 보니, 본인도 힘들어 한다. 1선발인데 5월 성적이 안 좋다 보니, 한 턴 정도를 거르면서 재정비 할 시간을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승엽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어빈과 면담을 진행했다.
그렇다면, 메이저리그에서 28승이나 수확한 어빈이 이렇게까지 제구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령탑은 "어빈이 맞아나가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런데 자멸을 한다. 볼넷이 많고, 빗맞은 안타도 나오면서 힘들어한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1선발이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줄 순 없다. 열흘 정도로 한 턴을 거르게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두산 입장에선 100만 달러를 모두 보장할 정도로 어빈에게 가진 기대감이 컸다. 한화 이글스의 코디 폰세, SSG 랜더스의 드류 앤더슨과의 활약을 기대했을 터. 이승엽 감독은 "이제 시즌이 1/3 정도 지났다. 돌아와서 끝날 때까지 패배하지 않으면 된다"며 "우리가 해줄 수 있는 이야기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인도 1선발로 왔는데, 로테이션에서 빠지게 돼 미안한 마음이 있다. 한 턴을 쉬고 6월에 돌아와서 나머지 경기를 더 많이 이기면 된다. 길면 길고, 짧으면 짧지만, 이 시간이 헛되지 않다고 생각하고, 그 효과를 기대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가뜩이나 선발 자원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어빈의 이탈은 분명 치명적이다. 하지만 2군에서 돌아올 선수가 한 명 있다. 바로 곽빈이다. 곽빈은 전날 퓨처스리그에서 최고 151km의 빠른 볼을 뿌리는 등 3이닝 동안 7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아직 곽빈의 콜업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어빈이 2군으로 내려간 상황에서 두산이 이 공백을 가장 완벽하게 메울 수 있는 카드는 곽빈이 유력하다.
한편 이날 두산은 정수빈(중견수)-제이크 케이브(우익수)-양의지(포수)-김재환(지명타자)-양석환(1루수)-김민석(좌익수)-강승호(2루수)-임종성(3루수)-박계범(유격수) 순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