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리퍼블릭, ‘적자 수렁’ 탈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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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리퍼블릭이 ‘실적 부진’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 뉴시스
네이처리퍼블릭이 ‘실적 부진’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네이처리퍼블릭이 ‘실적 부진’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한 네이처리퍼블릭이 올해 1분기도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 

◇ 1분기 영업적자 15억원… 적자 기조 유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처리퍼블릭은 1분기 매출액 236억원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 동기(333억원) 대비 29.1% 급감한 실적이다. 

영업손실액은 15억원으로 전년 동기(-2,900만원) 대비 대폭 늘었다. 순이익은 전년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1분기 6억원의 순이익을 냈던 네이처리퍼블릭은 올해 1분기엔 1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국내 로드숍 화장품 전성시대를 이끈 정운호 회장이 2010년 설립한 화장품 기업이다. 이 회사는 2010년대 중반까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오다 로드숍 시장 침체, 오너리스크, 한한령 제재,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치면서 2021년까지 깊은 부진에 빠졌던 바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6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2022년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반등의 기미가 보이기도 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2020년 정운호 회장 경영 복귀 이후, 매장 효율화, 신사업 육성, 온라인 및 해외시장 개척 등에 나서면서 돌파구를 찾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기반으로 2023년까지 영업이익 흑자 기조가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다시 실적이 고꾸라졌다. 네이처리퍼블릭의 지난해 매출액은 1,141억원으로 전년(1,459억원)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영업이익은 -51억원으로 전년(4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 1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실적 부진은 이어졌다. 이는 최근 로드숍 브랜드 기업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점과 사뭇 비교된다. 

◇ 경쟁 로드숍 브랜드 호실적 속 나홀로 부진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52억원을 달성하며, 5분기 연속 성장세를 보였다. 토니모리도 2023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후,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36억원으로 전년 대비 58.5% 성장했다. 유통채널 다변화 전략과 글로벌 시장 성과가 이들 기업의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평가됐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계열사인 이니스프리의 1분기 영업이익도 개선세를 보였다.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33.8% 증가한 47억원을 기록했다. 오프라인 로드숍 축소와 면세 매출 감소로 인해 매출은 하락세를 보였지만 마케팅 비용 개선으로 수익성을 방어했다. 

국내 로드숍 브랜드들은 내수시장이 침체되자 매장 효율화, 유통 채널 다각화, 글로벌 시장 공략을 통해 실적 부진 극복에 매진해왔다. 네이처리퍼블릭도 비슷한 대응 전략을 펼쳐왔지만 최근 실적은 신통치 못한 모습이다. 

지난해 네이처리퍼블릭의 내수와 수출 매출은 나란히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내수 매출은 전년(531억원) 대비 12.2% 감소한 466억원에 그쳤다. 수출 매출액은 674억원으로 전년(908억원) 대비 25.7% 줄었다. 올해 1분기에도 내수 및 수출 매출은 감소세가 이어졌다. 

정 회장은 지난 2월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직을 내려놓고 쌍방울 대표로 자리를 옮긴 상태다.
정 회장은 지난 2월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직을 내려놓고 쌍방울 대표로 자리를 옮긴 상태다. / 네이처리퍼블릭

이에 따라 오너인 정운호 회장의 고민도 깊을 전망이다. 정 회장은 지난 2월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직을 내려놓고 쌍방울 대표로 자리를 옮긴 상태다.

정 회장은 올해 1월 자신이 지분 40% 보유한 회사인 세계프라임개발을 통해  쌍방울 인수한 바 있다. 그는 현재 쌍방울 경영 정상화 작업에 매진 중이다.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이사직은 전문경영인인 이승정 대표가 이어받았다. 이승정 대표는 색조전문기업인 클리오에서 글로벌 디지털 비즈니스 팀장을 역임하며 해외 사업 경험을 쌓은 뒤, 2023년 네이처리퍼블릭에 합류했다. 그는 북미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쌍방울 인수를 계기로 패션과 뷰티를 결합한 신사업을 통해 사업 시너지를 높이고 글로벌 사업 확장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다만 아직까지 양사간 협력에 따른 뚜렷한 시너지는 포착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1분기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 채널 확대 및 고객 밀착형 사업 구조 개편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중심으로 올리브영, 무신사 등 MZ 세대를 겨냥한 디지털 플랫폼 채널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며 “글로벌 역시 온라인 쇼핑몰과 오프라인 채널 확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의 다채로운 마케팅 활동을 통해 시장 내 입지를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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