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이상한 방산계약’ 보도, KAI 반박 조목조목 따져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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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BC가 보도한 AI파일럿 방산 계약 관련 의혹에 대해 KAI(한국항공우주산업)가 사실무근이라며 강력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 한국항공우주산업
최근 MBC가 보도한 AI파일럿 방산 계약 관련 의혹에 대해 KAI(한국항공우주산업)가 사실무근이라며 강력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 한국항공우주산업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KAI(한국항공우주산업)가 AI파일럿 방산 계약 관련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 쉴드AI의 인공지능(AI) 파일럿 개발용 소프트웨어 도입 로열티 문제와 관련한 보도가 이뤄지면서다. 여기에 쉴드AI와의 계약을 추진한 기업이 과거 수제맥주 사업체였다는 사실도 알려지면서 부실계약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KAI 측은 사실 무근이라며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 KAI “쉴드AI 방산 계약 로열티 의혹, 사실 아냐”

지난 16일 MBC 뉴스데스크는 ‘KF-21 수출 망친다‥모두가 반대했던 이상한 방산 계약’, ‘2달여 만의 일사천리 계약‥수제맥주 사업가가 세운 회사와 방산 계약’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진행했다. KAI가 해외업체와 맺은 계약으로 인해 KF-21을 팔거나 수출할 때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 보도의 주된 내용이었다.

보도 세부 내용에 따르면 KAI는 미국 쉴드AI의 AI개발용 소프트웨어 1년 사용료로 43억원을 지불했다. 문제는 로열티다. 쉴드AI는 통상 전투기 판매가의 10%를 로열티로 받는다. 이를 1대에 1,000억원인 한국형 전투기 KF-21에 적용할 경우 로열티는 대당 100억원을 지불해야 한다. 이때 KF-21를 수주할 경우 오히려 손해라는 것이 MBC 보도의 요지다.

또한 미국 쉴드AI의 AI개발용 소프트웨어 공급 계약을 맡은 업체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MBC 보도에 따르면 해당 업체 대표는 과거 수제 맥주 사업을 하던 사업가다. 방산사업과 전혀 관련이 없는 업체 대표가 KF-21에 탑재될 AI파일럿 개발이라는 중대 사업의 핵심 역할을 맡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관련 계약도 2개월만에 촉박하게 진행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같은 보도가 나간 직후 KAI, 쉴드AI는 적극 해명에 나섰다. 17일 KAI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보도에 언급된 KF-21 수출 차질 및 로열티 100억원의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쉴드AI와의 계약에서 로열티 10% 조항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KAI가 AI파일럿을 개발 중인 것은 사실이나 KF-21에 적용되는 것이 아닌, 다목적 무인기에 탑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쉴드AI의 개발용 소프트웨어는 자체개발 AI 파일럿을 비교 검토하는데 활용 예정이라는 것이 KAI 측 설명이다.

KAI는 “MBC 보도 중 ‘법무·감사·구매 조직의 내부 반대가 있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해당 내용은 통상적으로 투자 결정시 리스크 점검과정에서 검토된 내용으로, 모든 의견을 취합하여 공식 절차를 거쳐 결정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쉴드AI의 개발용 AI 소프트웨어 독점 판권을 보유한 업체는 ‘퀀텀에어로’다. 사진은 퀀텀에어로 전동근 대표(앞쪽 오른편)가 쉴드AI관계자와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하는 기념사진./ 퀀텀에어로
쉴드AI의 개발용 AI 소프트웨어 독점 판권을 보유한 업체는 ‘퀀텀에어로’다. 사진은 퀀텀에어로 전동근 대표(앞쪽 오른편)가 쉴드AI관계자와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하는 기념사진./ 퀀텀에어로

◇ 쉴드AI사도 해명 나서… “퀀텀에어로는 정식 독점 기술 파트너”

KAI는 수제 맥주 업체가 개발용 AI소프트웨어 계약을 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KAI는 “보도에 언급된 국내 A업체는 쉴드AI와 계약된, 국내 독점 판권을 보유한 업체”라며 “A업체 관계자들의 본사 방문은 계약 협상과정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약이 2개월 만에 촉박하게 진행됐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며 계약에 대한 독촉이나 압박이 있었다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며 “AI 파일럿 개발은 2년 전부터 시작되어 다양한 글로벌 AI기업을 대상으로 협력을 검토하며 진행돼 온 사업”이라고 해명했다.

쉴드AI의 개발용 AI 소프트웨어 독점 판권을 보유한 업체는 ‘퀀텀에어로’다. 퀀텀에어로의 전동근 대표는 지난 2017년 수제 맥주 스타트업으로 출발, 퀀텀에어로 창업자금을 마련했다. 이후 방산·우주 관련 전문가·산업계 네트워크를 구축해 현재의 퀀텀에어로가 탄생했다. 이후 쉴드AI와 AI자율임무개발 소프트웨어 ‘HME’의 정식 독점 파트너 계약도 체결했다. 현재 논란이 되는 AI소프트웨어다.

실제로 확인 결과, 퀀텀에어로는 업력은 짧지만 국내외 방산업체들과의 계약·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스타트업이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대형 방산업체들과 비밀유지협약(NDA)을 맺고 AI솔루션 제공 협력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3월 ST캐피탈, 오픈워터엔젤스 및 전략적 투자자(SI) 2곳으로부터 초기 투자 37억원을 유치했다. 기업가치는 500억원을 인정받았다는 것이 퀀텀에어로 측 설명이다.

여론의 의혹제기에 쉴드AI도 19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반박에 나섰다. 쉴드AI는 “자사와 KAI 간 체결된 계약이 KF-21 전투기 개발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모든 절차는 한국과 미국의 관련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계약은 민간 기업 간의 비공개 계약으로 통상적인 비밀 유지 조항 하에 체결됐다”며 “KF-21 전투기 개발과 관련한 논의나 협의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 스타트업 퀀텀에어로를 자사의 정식 독점 파트너로 임명한 배경에 대해 이들의 비전, 열정, 헌신이 우리의 기준에 부합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파트너의 앞선 직업을 중심으로 파트너를 선정하지 않고 열정과 능력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쉴드AI와 파트너로서 적합한지를 중심으로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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