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올라와 봤어” 박영현은 낮게, 손동현은 높게… KBO SV 1위인데 묘하게 불안해? 장성우 미트의 비밀[MD수원]

마이데일리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조원동 수원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5 프로야구 KBO리그' kt위즈와 KIA타이거즈의 경기. kt 박영현이 3-1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수원=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그냥 올라와 봤어.”

KT 위즈 마무리 박영현(22)은 묘한 매력(?)이 있다. KBO리그 전체 불펜투수 중에서 최고수준의 RPM을 보유하고도 종종 곡예피칭을 한다. 소위 말하는 ‘볼질’을 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그냥 갑자기 집중타를 맞는다. WHIP 1.35에 평균자책점 3.04다. 그런데 세이브는 15개로 리그 단독선두다.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조원동 수원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5 프로야구 KBO리그' kt위즈와 KIA타이거즈의 경기. kt 장성우와 박영현이 3-1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수원=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박영현은 20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서 김선빈, 김도영, 박정우에게 안타를 맞는 등 상당히 불안했으나 1사 1,3루 위기를 극복, 끝내 세이브를 해냈다. 박영현의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이강철 감독은 당연히 미칠 지경. 결국 세이브를 따내는 경우가 많지만, 혹여 1승을 날릴까봐 걱정되는 게 당연하다.

21일 수원 KIA전은 또 달랐다. 박영현은 2점 리드서 1이닝 동안 안타 1개를 내줬으나 깔끔한 피칭으로 시즌 15세이브를 따냈다. 연이틀 세이브를 따내면서, 이 부문 단독 1위다. 14세이브의 김서현(한화 이글스), 13세이브의 정해영(KIA 타이거즈), 김원중(롯데 자이언츠)을 제쳤다. 생애 첫 세이브왕에 도전한다.

투수 전문가 이강철 감독은 박영현이 왜 곡예피칭을 하는지 당연히 안다. 장성우의 미트를 보면 안다고 했다. 영리한 장성우가 8회 메인 셋업맨 손동현에겐 높은 코스의 포심을 원하는 반면, 박영현에겐 낮은 코스의 포심을 원한다고 했다. 이강철 감독은 직접 장성우가 거의 미트를 바닥에 댄 모습을 약간 과장되게 표하면서 웃음을 안겼다.

결국 이강철 감독은 박영현의 하이패스트볼 위력이 예상보다 떨어진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하이패스트볼을 못 던지는 게 아니라 하이패스트볼을 던지면 희한하게 얻어맞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손동현의 경우 하이패스트볼을 던지면 제대로 치는 타자를 보지 못했다고 했다. 손동현도 구위만 보면 리그 불펜 최고수준이다.

이강철 감독은 웃더니 “동현이까지가 (마음이) 편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영현이가 RPM은 좋긴 한데, 높게 가면 맞는다. 그런데 또 낮게만 가면 치기 쉽지 않다”라고 했다. 이를 박영현도 알고 있고, 궁극적으로 보완하는 과정도 필요해 보인다. 그렇다고 모든 공을 낮게만 던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강철 감독은 박영현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 20일 경기서 흔들리자 마운드에 직접 방문했다. 박영현에게 “그냥 한번 올라와봤어”라고 했다. 박영현에겐 백마디 말보다 한 마디로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바라봤다.

2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조원동 수원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5 프로야구 KBO리그' kt위즈와 KIA타이거즈의 경기. kt 박영현과 장성우가 경기를 5-4로 마무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수원=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박영현은 세이브 1위 투수다. 리그 최강 클로저라는 얘기다. 약점 없는 투수도 없고, 안 맞는 투수도 없다. 2년차 클로저에게 너무 많은 걸 바라서도 안 된다. 이강철 감독은 긴 호흡으로 박영현을 믿고 기용한다. 이 고민은 어느 순간 갑자기 해결될 수도 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그냥 올라와 봤어” 박영현은 낮게, 손동현은 높게… KBO SV 1위인데 묘하게 불안해? 장성우 미트의 비밀[MD수원]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